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를 방문해 기업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등 재계와의 접촉면 넓히기에 나섰다. 경기 침체와 대외 여건 악화에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까지 더해지며 위기에 빠진 기업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황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지도부는 14일 오전 대한상의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지역 회장단과 함께 경제위기 해법을 모색하는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용기 당 정책위의장과 2020 경제대전환 위원회 위원장인 김광림 최고위원, 일본 수출규제특별위원회의 정진석 위원장 등 주요 지도부가 함께했다.

간담회에서 황 대표는 “위기가 위기라는 것을 모르는 것이 문제인데, 지금 정부의 상황이 그런 것 같다”며 “현장에 계신 여러분의 생생한 얘기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고자 한다. 기업들이 요청한 내용을 보니 우리 당의 경제 정책 방향과 상당히 일치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또 “기업인들이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당도 2020 경제대전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규제 혁파와 빅데이터 활성화, 탄력근로제 개편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용만 회장은 이에 “우리 경제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하향세가 계속되는데 일본까지 경제적 수단을 동원해 업계에서는 우려가 많다”며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다음달인 만큼, 규제 개혁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한국당이 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가 현실화된 데 따른 기업들의 불안감 해소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인한 기업들의 애로사항 등이 논의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박 회장은 벤처 활성화 관련 법안과 서비스업 발전 지원 법안, 기업의 활동 보장 법안과 함께 일본 수출 규제와 관련한 소재 부품 관련 규제 완화 등을 한국당 측에 제안했다.

앞서 대한상의 측은 한국당에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정리한 제안서를 먼저 전달하며 정치권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전날 대한상의 측으로부터 받은 의견을 실무차원에서 검토해 당 지도부에 제출했다”며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대외여건이 안좋은 상황에서 과도한 기업 규제에 대한 재계의 우려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이번 대한상의와의 간담회를 비롯해 오는 1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주요 경제단체와 기업 등을 찾아 재계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일본과의 무역 마찰 등에 관한 해법 등에 대해서는 주요 기업 연구소와 함께 공동 연구에 착수해 대안을 내놓는 방법도 추진 중이다.

다른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경제단체를 찾는 일정과 함께 주요 기업들의 싱크탱크와 함께 경제 정책 전환과 관련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려 한다”며 “재계가 전해온 우려 등에 대해서도 실무진 검토를 거쳐 지도부가 경제 대안 제시에 반영하려 한다”고 했다.

한국당이 이처럼 재계와의 접촉면을 넓히는 배경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악화되는 대내외 경제여건 속에서 당 지도부가 경제 드라이브를 통해 지지율 반등을 모색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경제 대전환을 강조하고 있는 데다가 내년 총선에서 경제 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도부의 경제 행보는 당분간 계속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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