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전경.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 성사에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이 막후 역할을 했다고 청와대가 1일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윤 실장은 첫날인 트럼프 대통령 방한 첫날인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하고 북측이 반응하고 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역할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오전 북미가 정상 회동을 위한 협상 현장에서 윤건영 실장이 카메라에 포착된 데 대해 "(29일 저녁) 만찬이 진행되는 동안 계속 역할이 이어졌고 다음날 새벽까지도 김 위원장이 오는지 여부에 대한 확인 등 작업을 했다"며 "윤 실장은 잠을 못자고 다음날(30일) 오전 8시가 조금 넘어서 판문점 쪽으로 이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 오전 트위터를 통해 DMZ에서 김 위원장과의 판문점 회동을 제안한 이후에 우리측에서 윤 실장이 북미간 실무자 협상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당시 오전에 판문점에서 북미간의 접촉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실장은 북한측, 미국측과도 접촉을 했다"며 "경호, 의전, 보도와 관련된 미션을 갖고 윤 실장이 그 일을 처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서 정상들의 하차 지점, 동선 등 미국측과 북한측과 의견교환을 했다"며 "그래서 그런 이유로 사진 속에 등장하게 됐고 막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의전팀과 경호팀이 있는데도 윤 실장이 나선 이유에 대해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경호팀이나 의전팀이 일을 수행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실장이 종합적인 국정상황실의 업무를 수행을 한 것"며 "직접 북한 쪽하고 연락을 했다는 것이 아니고, 종합적인 상황 판단의 역할을 한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의 내용을 한동안 전달받았다고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차량에 탑승하기 직전까지 문 대통령에게 회담 관련 내용 일부를 전달했다"며 "차량 탑승 직전 통역을 제외하고 우리 쪽과 미국 쪽 사람을 물리고 문 대통령에 귓속말을 했는데 중요한 내용들이 그 대화 속에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제(30일) 오후에 미국 측으로부터 상세한 브리핑을 받았다"며 "북미 정상회담 내용을 전달받은 사람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다"고 밝혔다. 다만 "현 단계에서 회담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했다.

mkk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