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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ㆍ3 보궐선거 르포]“지역경제 바닥인데”…‘그들만의 리그’ 바라보는 창원민심은 ‘싸늘’
-‘20년만에 최악고용률’…시민들 “경제부터 살려 달라”
-야권 후보들 일제히 “문재인정부 경제실정” 비판 나서
-진보 진영의 ‘후보 단일화’는 선거 막판 변수로 남아

지난 14일 경남 창원의 상남5일장에 한 시민이 진열된 상품을 바라보고 있다. 시장 상인들은 최근 이어진 경기 침체로 손님이 줄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유오상 기자/osyoo@]

[헤럴드경제(창원)=유오상 기자] “공장은 벌써 문을 닫았고 이제는 조선소까지 사람을 자른다는 얘기가 도니까 다들 불안해하죠. 시장에 오는 사람도 많이 줄었어요. 그런 것들을 해결해줘야 하는데 선거한다고 인사만 하고 지나가니….”

4ㆍ3 보궐 선거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지난 14일, 후보 간 경쟁이 가장 치열한 선거구인 경남 창원시 상남시장에서 만난 김용주(62ㆍ여) 씨는 가장 먼저 어려워진 지역경제 얘기부터 꺼냈다. 건어물상을 10년 넘게 했다는 그는 “최근 시장 민심은 아예 바닥”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날은 5일장이 들어서는 날이었지만, 시장을 찾는 손님은 지난해와 비교해도 크게 줄었다고 했다. 그는 “창원공단에서 일하는 남편도 최근 일이 없어 노는 날이 더 많다”며 “시장에 오는 손님들 표정만 봐도 요즘 살림살이가 어떤지 알 것 같다”고 했다.

싸늘해진 표심에 일찌감치 후보등록에 나선 후보들의 관심도 ‘지역경제 살리기’에 집중됐다.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는 정부의 경제실정 비판과 함께 창원공단 살리기, 원전 재개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경제 공약을 내세웠다.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도 지역 중견ㆍ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원과 ‘창원형 코트라’ 설립 등 침체된 지역경제 맞춤 공약을 제시했다.

야권 후보들의 경제공약이 이어지면서 창원에서 만난 시민 중 상당수는 ‘정권 심판론’에 공감하는 모습도 보였다. 창원공단에서 일하고 있는 신모(47) 씨는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김경수 지사를 선택했지만, 지역경제가 침체되고 김 지사가 구속되며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마음이 돌아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당장 손에 떨어지는 수당이 크게 줄면서 주변에서 한숨이 늘고 있는데 정치 얘기를 해봐야 소시민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상남동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다는 권지훈(51) 씨도 “지금 선거 판세는 50대 50인 것 같다”면서도 “가게를 찾는 인근 직원들 발길이 끊기니 공단을 살리겠다는 야당 공약에 먼저 눈길이 간다”고 했다.

4ㆍ3 보궐선거 후보등록을 마친 후 한자리에 모인 각당 후보들. [연합]

이처럼 유권자들이 경제정책에 민감한 배경에는 최근 급격히 높아진 실업률이 깔려있다. 경남 지역의 실업률은 지난달 4.2%로 지난 1999년 이후 20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특히 창원 일자리의 핵심인 제조업 근로자 수는 1년 전보다 4만2000명 줄어들며 10% 가까이 추락했다.

어려워진 지역경제 탓에 PK(부산ㆍ울산ㆍ경남) 지지율은 여당에 불리한 상황이다. 리얼미터가 교통방송의 의뢰로 지난 14일에 발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5%포인트)에서 PK 지지율은 한국당이 39.9%로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여당인 민주당은 34.8%에 그쳤다.

여당이 강세를 보였던 지난해와는 뒤바뀐 여론에 민주당은 지난달 18일 새해 첫 예산정책협의회를 창원에서 진행하는 등 민심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영남 신공항과 주요 국비 사업을 적극 지원키로 하는 등 경제 활성화 공약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게다가 창원 성산의 경우, 진보 진영 후보들의 단일화 논의가 진행 중이라 단일화 후보가 나올 경우 한국당과의 승부에서도 승산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고(故)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였던 만큼 진보 지지세가 강한 곳이 창원”이라며 “진보 진영 단일화 후보가 나오면 지지세 결집도 수월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애초 민주당ㆍ정의당ㆍ민중당의 ‘원샷 단일화’가 실패하면서 단일화 이후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있다. 3자 단일화 논의가 중단되고 민주당과 정의당 간의 단일화 논의가 시작되면서 생기는 잡음에 지지층의 비판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어 실제 단일화 확정까지 선거 판세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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