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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굳이 해외여행 왜 가나”…40대 ‘D턴족’ 잡아라
-40대 추석 황금연휴 ‘큰 손’으로 부상
-고향 갔다와 근교 복합쇼핑몰서 ‘힐링’
-유통업계, 가족단위 고객 잡기에 분주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해외여행은 남 얘기죠. 돈 2배나 더 내고 해외 나가느니, 그 돈으로 쇼핑을 하는 게 나아요.”

직장인 김성환(42) 씨는 다음달 추석 연휴 때 처가를 방문한 후 근교 아울렛에 들릴 예정이다. 그는 “요즘에는 쇼핑몰이나 아울렛에 가도 충분히 놀거리가 많다”며 “복잡한 계획을 짜지 않아도 귀성길에 들러 맛있는 것도 먹고 쇼핑도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주부 박모(49ㆍ여) 씨도 “평상시에 20만~30만원하던 일본 항공권이 이번 연휴 때는 60만~70만원에 육박한다”며 “긴 연휴는 다시는 없을 기회지만 그만큼 비싼 값을 지불할 여유가 없다”고 했다. 이어 박 씨는 “전주 부모님 댁에 들렀다가족과 함께 쇼핑몰에 갈 예정”이라고 했다. 

추석 연휴를 맞아 고향을 찍고 귀성길에 아이들을 데리고 복합쇼핑몰ㆍ아울렛을 방문하는 D턴족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유통가가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돌입했다. 사진은 최근 한 수도권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열린 ‘레고 시티 트레일러’ 행사. [사진제공=연합뉴스]

최장 황금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40대 ‘D턴족(族)’이 핵심 구매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D턴족은 연휴에 고향으로 내려간 뒤 바로 집에 돌아오지 않고 놀러갈 곳을 거쳐 오는 모습이 알파벳 D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고향에서 짧게 제사만 치르고 나들이나 여행 떠나는 게 이들의 특징이다.

D턴족의 선봉에는 40대가 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 트렌드 연구소는 지난 2014~2017년 신한카드 고객 소비 데이터를 분석해 연령대별 연휴 소비 패턴을 분석했다. 그 결과, 국내 소비에 집중하는 40대가 이번 추석 연휴의 ‘큰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르면, 40대 중장년층은 한국 고유의 정서상 고향, 친지를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해외 여행을 떠나기보다 국내에 남는 것을 선호한다. 지난해 ‘추석 연휴 연령별 D턴족 비중’에서 40대(21.1%)는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30대(20.9%), 50대(16.6%), 20대(14.7%), 60대 이상(10.3%)가 뒤따랐다. ‘연휴 해외여행객의 연령별 비중’에서는 40대가 20.5%로, 31.8%인 30대나 27.6%인 20대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다. 국내에 남아 ‘몰링(복합 쇼핑몰에서 쇼핑ㆍ외식ㆍ여가 활동을 즐기는 것)’을 하거나, ‘호캉스(호텔과 바캉스의 합성어로 시내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를 즐기는 40대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신한카드의 분석에 따르면 연휴가 늘어날 경우 국내에서 지갑을 적극적으로 여는 건 40대다. 쉬는 날이 4일에서 6일로 이틀 늘어날 경우 40대의 일평균 국내 소비는 약 7.2% 늘었다. 20대(-6.5%), 30대(4.5%), 50대(4%), 60대 이상(2.7%)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이에 유통업계도 40대 ‘D턴족’ 모시기 경쟁에 나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40대 중장년층은 가족 단위 고객이 많아 자녀들이 놀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와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며 “대다수의 유통업체가 할인 행사 뿐 아니라 공연ㆍ체험ㆍ전시 등의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했다.

신세계사이먼은 이번 추석 행사 콘셉트를 ‘추석 D턴족을 잡아라’로 정하고 29일부터 10월 9일까지 ‘황금 연휴 골든 세일’을 개최한다.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ㆍ인기 캐릭터 이벤트ㆍ희망의 쉘터 만들기ㆍ플리마켓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이벤트도 진행한다.

롯데 아울렛은 28일을 시작, 다음달 9일까지 12일간 ‘롯데 아울렛 쇼핑 파티’를 진행 중이다. 이번 행사에는 수도권 파주, 이천 프리미엄 아울렛을 비롯해 롯데 아울렛 전 점인 20개 점포가 모두 참여한다.

현대백화점도 D턴족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압구정본점 등 20개 백화점 및 아울렛 전 점포에서 200여 개의 대형 할인 행사와 ‘민속 거리 대축제’, ‘춘천마임축제’, ‘온가족 가을 운동회’ 등 30여개의 문화체험 이벤트를 진행한다.

스타필드 하남과 코엑스몰, 고양도 다양한 추석 이벤트를 준비했다. 스타필드 하남에서는 드림벌룬 전시를 비롯해 코믹 퍼포먼스 벌륜쇼 등 1주년 기념 특별 이벤트가 펼쳐진다. 코엑스몰에서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라는 주제로 10월 5일부터 8일까지 매일 오후 2시 스타필드 코엑스몰 내 별마당 도서관에서 강연과 공연을 진행한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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