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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밀하게, 위대하게” 김문수ㆍ유승민ㆍ정운찬, 스퍼트 올리는 ‘강연의 정치학’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반기문 유엔(UN)사무총장의 불분명한 거취로 눈치 싸움에 이골이 난 여권 잠룡들이 속속 강연장으로 향하고 있다. 먼저 출사표를 던져 경쟁구도에 편입되는 것은 정치적 자살행위다. 판세를 지켜보되 존재감은 키워야 한다.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이들의 행동강령이 된 이유다. 19대 대선을 15개월 앞둔 가운데 진가를 발휘하는 ‘강연의 정치학’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정운찬 전 국무총리(이상 가나다순) 등 여권의 잠재적 대선후보들은 최근 강연 일정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포문은 김 전 지사와 정 전 총리가 열었다. 


(왼쪽부터)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정운찬 전 국무총리

우선 김 전 지사는 전날(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한인권정보센터 주최 통일 세미나에 참석, 자신의 대북관과 통일관을 전파하는 데 열중했다.

이날 김 전 지사는 “북한 인권법이 우여곡절 끝에 11년 만에 통과됐다”며 “(북한에) 자유의 공간, 인권의 중심을 만들어내는데 북한인권법이 크게 작용해줄 것. 지방자치단체 중심의 남북교류가 이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11년 전 북한인권법을 처음으로 발의한 장본인이다. 우여곡절 끝에 시행 궤도에 오른 북한인권법을 정치 보폭 확대의 계기로 삼은 것이다. 김 전 지사는 이후 국민대 정치대학원으로 이동 ‘위기의 대한민국과 대응’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연달아 진행하기도 했다.

최근 형성된 ‘제3지대론’을 타고 몸값을 높인 정 전 총리는 강연정치의 첫 무대로 늘푸른한국당의 창당발기인대회장을 선택했다. 늘푸른한국당은 4ㆍ13 총선 당시 새누리당을 떠난 이재오 전 의원이 주축이 돼 만든 중도 신당이다. 부정부패로 신뢰를 잃은 정부ㆍ여당, 기능과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야당의 ‘양립 구조’를 깨부수겠다는 것이 늘푸른한국당의 출범 취지다.

정 전 총리는 특히 이날 이 전 의원과 정치ㆍ경제 양대의제를 각각 나눠 강연(정운찬-한국경제의 오늘과 내일, 이재오-한국정치의 오늘과 내일)하며 신당 참여 가능성에 대한 주변의 기대감을 높였다. “수도권과 지방, 남과 북, 남과 여,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여러 의제를 동반성장으로 논할 수 있다. 저와 함께 한국사회를 동반성장 사회로 만들자”는 과감한 발언도 내놨다. 정 전 총리는 오늘도 제3지대론의 ‘원조’ 격인 국민의당을 찾아 ‘동반성장론’의 파급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앞서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정 전 총리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훌륭한 분들이 당에 올 수 있도록 당헌ㆍ당규를 개정해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

이 외에 친박(親박근혜)계 지도부 수립으로 당내 입지가 좁아진 유 의원 역시 다시 강연정치에 시동을 걸었다. 유 의원은 이날 한림대 강연에서 ‘왜 정의인가?’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새누리당 복귀 후 첫 외부강연이다. “계층과 신분이 대물림되고, 능력주의가 파괴되고, 부패ㆍ불공정이 만연하는 등 정의가 무너진 사회는 헌법 1조가 말하는 ‘공화국’이 아니다”라는 유승민식 정의론을 다시 한 번 설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 의원은 이어 오는 30일에는 자신의 모교인 서울대에서 경제 관련 강연에 나선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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