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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日처럼…후퇴하는 노동생산성] 한국 노동생산성 둔화 ‘경제발목 우려’
2014년 OECD32國중 사실상 꼴찌
성장엔진 역할 제조업 급격 하락
임금·생활수준 향상등 제약우려
긴 근무보다 짧게 일할때 능률높아

‘사축’(社畜), ‘출근충’, ‘직장살이’, ‘메신저 감옥’….

긴 근로시간과 잦은 야근, 적은 급여 등 자기만의 시간 없이 일에 매여 사는 직장인의 고충을 담은 신조어들이다.

시각을 달리 해보면, 그만큼 일의 효율성과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실제 관련 지표들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에는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2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4년 한국의 1인당 근로시간당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대비 1.0% 감소했다. OECD 회원 32개국 중 헝가리(-1.6%)를 빼면 가장 낮은 수준(31위)이다.

근로시간당 GDP는 OECD의 노동생산성 지표 중 하나로, 1971년부터 제공되는 이 자료를 보면 한국의 노동생산성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980년(-2.1%), 2012년(-2.9%)과 2014년이 전부다.

그나마 2013년에 5.4%로 회복됐다가 다시 급격히 하락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그동안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OECD 주요국 중에서도 상위권이었다. 2004∼2014년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국의 근로시간당 GDP 성장률이 1% 안팎에 머무른 데 반해 한국은 3%대 중반을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국의 노동생산성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성장 엔진 역할을 해온 제조업이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다. 한국생산성본부에 따르면 OECD에서 통용되는 부가가치 기준 노동생산성 지수(2010=100)는 제조업이 지난해 4분기 109.7에서 올해 1분기 106.0으로 3.4% 하락했다. 같은기간 광업은 75.2에서 61.9로 급락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국내에서 주로 사용하는 물적 노동생산성 지수를 보면 제조업은 지난해 97.2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90.8)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97.0으로 더 내려갔다. 물적 노동생산성은 투입 노동량(근로자 수×근로시간)에 대한 산출량의 비율로, 생산의 효율성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노동생산성이 둔화되면 임금과 국민 생활수준 향상, 경제성장 등을 제약해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 저금리 구조도 더욱 고착화할 수 있다. 때문에 정부는 노동개혁 4법을, 한국은행은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기업 혁신과 새로운 근로문화 도입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오래 근무하는 것보다 짧게 일할 때 능률이 높아지고 일과 가정의 양립으로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우리는 일본을 닮아가는가’를 통해 근로시간 감소가 근로문화 혁신으로 이어져 창조적 아이디어와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높아진다고 제안했다.

박우람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004∼2008년 법정 근로시간을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한 결과 노동투입량이 5.2% 증가하고 부가가치는 4.6% 늘어나는 등의 분석 결과를 내놨다. 

강승연 기자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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