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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신공-김용전 (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오너의 대국민 사과는 진심일까?
‘월 매출 8천 규모의 레스토랑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35세 셰프입니다. 이전 식당에서 4년 일했는데 사장이 바뀌면서 처남을 책임 셰프로 앉힌 뒤 나가라는 식이어서 6개월 전 지금의 식당으로 옮겼습니다.

그런데 제가 옮기고 나서 그 식당은 매출이 떨어지고 현재 식당은 매출이 급상승하자 전 식당 사장님이 자꾸 만나자고 전화를 합니다. 좋은 조건을 협상하자는 건데, 옮길 생각은 없지만 한번 만나나 볼까 하는데 괜찮을까요?’

결론은 만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본다. 그 이유는 첫째, 그냥 만나나 본다고 하지만 그건 이분의 복수지심이고 이쪽 사장님은 생각이 다를 것이다. 옮기지 않아도 만났다는 사실 그 자체로 의심받을 가능성이 크며 이쪽 사장한테 미리 알리고 만난다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이다.

둘째, 저쪽 사장을 만나면 상당히 파격적인 제안을 해올 텐데, 그러면 옮기지는 않는다 해도 새로운 고민이 생길 것이다. 즉 이쪽 대우에 불만이 싹트는 것이다. 아무리 누르고 눌러도 한번 들은 이상 ‘내가 저리로 가면 여기보다 더 받을 수 있는 사람인데’라는 생각이 계속 고개를 쳐들 것이다.

그리고 상대가 그렇게 갑자기 고개를 숙이는 건 문제가 있다. 버렸다가 금방 부르는 것도 그렇고 이쪽 식당의 입장은 아예 안중에도 없다.

만에 하나 솔깃해서 옮기기라도 하면 줏대 없고 신의 없는 사람이라는 평판만 얻을 것이다. 그리고 이분의 메뉴와 레시피를 다 파악하고 나면 다시 자를 확률도 높다. 사람의 본성은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 오너들이 잘못을 저지르고 나서 여론이 나빠지면 공식석상에 나와서 고개를 숙이며 대국민사과를 한다. 이때 그 오너는 정말로 반성하고 미안해서 그러는 걸까?

직장인들이여!! 나를 걷어찼던 오너가 형편이 어려워지자 금방 고개 숙여 다시 부른다고, 쾌재를 부르며 가는 것은 결국 그대의 나약함만 보여 주는 것이다.

당신 앞에서 잠시 고개를 숙인다고 해서 금방 좋아할수록 오너는 속으로 당신을 더 우습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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