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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영권 분쟁 1년, 위기의 롯데…‘원리더’ 신동빈 흔들리나?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원리더’ 체제에 먹구름이 가득 낀 형국이다. 롯데그룹 오너일가 비리 의혹을 둘러싼 검찰 수사로 검찰 출석이 초읽기에 들어갔단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성견후견개시 결정까지 코 앞으로 다가왔다.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개시 심판 청구에 대한 법원의 결정이 오는 10일 최종 심리 이후에 결정된다.

지난해 12월 신 총괄회장이 고령으로 정상적인 경영판단이 어렵다며 그의 넷째 여동생 신정숙 씨가 청구한 성년후견개시 심판은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신 회장과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두 형제 모두에게 ‘시한폭탄’이다. 성년후견이나 이보다 낮은 단계의 한정후견 개시가 결정되면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 분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친필 위임장’을 근거로 ‘아버지가 지목한 후계자는 자신’이라며 동생과 반목해온 만큼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면 각종 소송전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진=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좌),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우)]

신 회장 입장에선 상황이 더욱 복잡하다. 신 총괄회장이 성년후견인으로 지정되든, 지정되지 않든 그에게 유리하지 않은 결과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이 지정되지 않으면, 신 회장이 형을 후계자로 지목한 아버지의 뜻을 거역한 것이 된다. 신 총괄회장이 성년후견인으로 지정되면, 자칫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한 책임을 홀로 져야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신 전 부회장도 신 회장의 경영 책임론을 묻고 되려 공세를 퍼부을 수 있다. 이번 성년후견개시 심판 청구가 소강상태였던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되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롯데그룹 비리를 둘러싼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이어지며, 견고했던 ‘원리더’ 신 회장의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검찰은 롯데그룹 오너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최근 신 총괄회장의 탈세 정황을 포착, 본격 수사에 나섰다. 한편으론 롯데건설, 롯데케미칼, 롯데상사, 코리아세븐, 롯데닷컴, 롯데제과 등 그룹 및 계열사를 압수수색해 일감 몰아주기, 배임ㆍ횡령 등을 수사 중이다.

이에 호텔롯데 상장이 무기한 연기됐고,미국 화학회사 액시올을 비롯, 미국 면세점 사업과 명품 브랜드 인수 등이 무산되는 등 하반기 경영이 올스톱됐다. 신 회장의 검찰 출석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검찰 수사 등을 이유로 신 회장이 자리를 비우게 된다면 신 전 부회장이 다시금 주총을 소집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신 회장으로선 그룹 안팎으로 대비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일단 신 회장 측은 김앤장, 태평양 등 대형 로펌을 주축으로 변호인단을 구성한 데 이어 최근 광장과 세종을 추가 선임해 검찰 수사 등에 대비하고 있다. 신 회장도 외부활동은 최대한 자제하는 한편, 최근 하반기 경영전략 실행을 위해 각 계열사 사장들과 릴레이 개별면담을 진행하는 등 검찰수사와 경영권 분쟁 등으로 어수선해진 그룹을 추스르는 데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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