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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천재검사들의 가족회사 재테크...우병우, 홍만표도
[헤럴드경제=홍길용ㆍ최진성 기자] 가족회사를 통한 이른바 세테크는 법을 어겼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차관급 고위공직자 가족으로서 도덕적인 문제를 지적받을 수 있다.

정강은 100% 가족기업이다. 외부주주가 없어 눈치를 볼 필요가 없고, 의사결정도 가족회의 수준에서 이뤄진다. 자산을 넣고 빼는 게 자유롭다. 비상장으로 유지하면 자산가치도 유연하게 만들 수 있다. 기업, 특히 중소기업에 주는 각종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특히 법인비용과 개인비용을 혼용해 기업에 적용되는 혜택을 개인이 누렸을 경우, 또 거액 자산가 가족기업이 중소기업특례 등을 적용받은 점 등은 논란이 될 전망이다.

▶세금회피=우 수석의 부인 이씨는 공직자재산등록 서류에 신고된 자산만 300억원이 넘는 자산가다. 개인 소유 부동산만 50억원이 넘고, 현금만 131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관련 소득과 금융소득만 억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당연히 세금도 많이 낼 수 밖에 없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이씨의 자산항목 가운데 163억원에 달하는 사인간 채권이다. 어딘가에 돈을 빌려줬다는 뜻이다. 정강에 빌려준 돈이 75억원이다.

이씨가 13.25% 지분을 가진 이씨의 가족회사 도시비젼도 2013년까지 주주들에게 108억원이 넘는 돈을 빌렸다가 2014년에 상환했다. 건축이 사업목적인 도시비젼은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매출액이 0원이다. 급여항목이 재무제표 주석에 기재된 2007년부터 1억원 이하이던 급여지출은 2013년부터 아예 0원이 됐다. 얼마 있지 않던 유급직원도 정강과 마찬가지로 직원이 없어지거나, 월급이 사라진 셈이다. 도시비젼은 매출은 없지만 법인이 유지되며 영업비용은 계속 지출됐다. 이씨 일가가 빌려 준 돈이 기반이 된 수백억 규모의 부동산 자산도 법인 자산으로 유지됐다. 하지만 비용지출 때문에 누적적자가 발생, 자본이 잠식됐고 적자인 만큼 법인세를 내지 않았다.

현금을 개인이 보유하고 있을 경우 투자손실을 보지 않는 한 금융소득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현금을 가족회사에 무이자로 빌려주면 개인에게는 금융소득이 발생하지 않는다. 가족회사가 이를 운용해 금융소득을 얻더라도 법인수익이기 때문에 법인세 대상이다. 가족회사라 빌려준 돈은 회수하면 되고, 금융수익은 배당으로 받을 수 있다. 법인세는 누진세가 아니다. 무이자로 빌려주면 이자소득이 발생하지 않는다.



▶재산축소=공직자윤리법에서 비상장주식의 등록기준은 액면가다. 정강의 경우 자산이 81억원에 달하고, 당장 회사를 처분했을 때 청산가치도 4억원이다. 하지만 우 수석이 신고한 재산 가액은 5000만원이다. 비상장 가족기업에 대여 형식으로 돈을 투자하고 가족기업이 부동산 등 자산에 투자해 자산가치가 높아질 경우 자산이 축소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자산가치가 높아지거나 수익이 늘어 주식가치가 높아졌더라도 ‘액면가’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 수석 부인 이씨 일가의 가족회사인 도시비젼도 2009년 감사보고서 상 부산시 토지의 담보설정금액은 583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 토지의 장부금액은 공시지가인 176억원이다. 즉 장부가보다 실제 가치가 높다는 뜻이다. 하지만 비상장사를 통해 자산을 소유하면 이같은 실제가치의 변동을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

▶탈세 가능성도=가족회사의 가장 큰 논란은 법인비용과 개인비용의 구분이다. 고위공직자 청문회에서 법인카드를 개인용도로 사용한 사례가 다수 발견돼 문제가 됐다. 100% 가족기업이지만 비용처리는 세금과 직결된다. 고급 스포츠카 등을 법인 명의로 빌릴 경우 개인이 빌리는 것보다 상당한 혜택이 있는 것이 좋은 사례다. 정강은 연간 1억원이 넘는 비용을 썼다. 유급 직원도 없는데 교통비와 통신비 차량운영비 등이 지출됐다. 현재 우 수석 가족이 신고한 재산 가운데 차량은 없다. 법인 비용이 업무와 관련이 없는 곳에 쓰였다면 문제 소지가 있다.

가족회사라도 개인자산 운용수단을 넘어 일자리 창출 등 기업 본연의 활동을 한다면 논란 소지는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정강이나 도시비젼은 일자리 창출이나 사회적 부가가치 창출 등 기업 본연의 활동과는 거리가 먼 회사다.

홍만표 전 검사장도 도시형 생활주택 위탁관리를 하는 A홀딩스를 통해 자산관리를 한 정확이 드러났다. A홀딩스의 법인등기에는 홍 변호사의 배우자 유모 씨가 사내이사로 올라 있다. 또 홍 변호사가 대검찰청에서 검사장 퇴임한 다음달 명예퇴직해 홍 변호사의 법률사무소에서 함께 일한 수사관 출신 전모 씨가 A홀딩스의 감사다. 가족회사를 토해 자산관리 및 절세를 하는 방법이 자산가들과 법조인들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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