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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박, 달고 맛있다”는 마트 직원 말, 어떻게 믿지?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잘라보지도 않고 수박이 단지 달지 않은지 어떻게 알죠?”

폭염과 장마, 극단을 치닫는 날씨에 과일의 생육이 우려스러운 요즘 “달고 맛있다”는 마트 직원의 말만 듣곤 선뜻 과일을 사기 꺼려진다. 그렇다고 자리에서 과일을 잘라 맛을 보고 사기도 곤란한 게 현실. 이같은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대형마트들의 당도 선별이 보다 치밀해지고 똑똑해지고 있다. 두드려보고 칼을 찔러 넣어 과일을 고르던 풍경이 이제는 옛말이 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는 몇 년 전부터 ‘X선 검사기’(비파괴형 당도 선별기)를 도입해 과일을 쪼개지 않고서도 당도를 측정해오고 있다.


대형마트의 과일 당도 측정이 똑똑해지고 있다. X선 검사기(비파괴형 당도선별기)를 통해 두드려보고 칼을 찔러 넣지 않아도 달고 맛있는 과일을 고를 수 있게 된 것. 사진은 X선 검사기를 통과하는 수박. [사진제공=이마트]

X선 검사기는 X레이와 비슷한 원리로 작동한다. 수박이 줄지어 선별기를 지나갈 때 근적외선광을 과일 몸체 8~16곳에 분광시킨다. 이를 통해 과일의 당도가 고유의 ‘검량선’ 수치에 따라 브릭스(당을 재는 단위)로 환산돼 기계에 출력되는 것. 각 과일별, 품종별로 고유의 당도 값이 다르며, 수박의 경우엔 당도 11 브릭스 내외를 ‘달고 맛있는 것’으로 본다.

이마트는 이미 지난 2009년부터 선별장에 X선 검사기를 도입했다. 수박의 경우 10여개의 선별장에서 15개 이상의 선별기 라인을 운영해 하루 9만통 가량 당도를 측정하고 있다. 당도 선별 장치 적용률도 기존 80%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현재 100%에 이른 상태다.

2013년부턴 당도 11브릭스 내외의 선별 기준을 통과한 수박을 ‘당도 선별 수박’이라고 명명, 시즌 주력 대품으로 내세웠다. 수박, 귤, 사과, 배 등 흔히 먹는 과일은 물론 지난해부턴 당도 선별이 어려웠던 복숭아도 브릭스 측정을 시작했다.

전진복 이마트 수박 바이어는 “그 날의 습도, 온도까지 영향을 받는 당도 측정은 절대적으로 작업장의 노하우가 중요하다”며 “수박을 수십통 씩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기계 오차를 최소화 하기 위해 정밀하게 당도 선별 시뮬레이션을 반복적으로 돌린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X선 검사기를 통해 과일의 당도를 측정 중이다. 특히 롯데마트는 점포에 별도의 당도 측정 기계를 설치, 속살을 도려낸 수박을 기계 위에 올려 재차 검사하고 있다. 과일을 잘라내야 하기 때문에 일부만 선별적으로 측정한다고 롯데마트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농가에서도 과일 당도를 끌어 올리기 위한 농법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사과, 귤의 경우 바닥에 햇빛을 반사시켜주는 포일 형태의 필름을 깔아 일조량을 높이는 방법을 두루 쓰고 있으며, 귤, 포도는 과수가 죽지 않을 정도의 적은 양의 물을 주며 당도를 끌어 올리고 있다.

rim@heraldcorp.com



일반 과일 월별 평균 당도 [자료제공=이마트]

단위=브릭스

과일(월) 수박(7월) 사과(11월) 복숭아(8월) 배(11월) 포도(8월)

일반 수박 11 부사 13 황도 11 신고 11 캠벨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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