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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세청에서 날아온 19조원 안내문
올 5월까지 세금 19조 더 걷혀
불황에도 정부만 나홀로 호황



경제난으로 좋은 일자리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자영업자들의 도산이 잇따르는 가운데서도 정부가 거둬들이는 세금은 폭발적인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들어 지난 5월까지 개인과 법인이 낸 세금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조원, 비율로는 20% 이상 늘었다. 경제가 어려워 국민들의 허리는 휘고 있지만 정부의 ‘나홀로 호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세수 호조에 대해 정부와 국세청은 부동산 거래와 민간소비 및 취업자 수 증가, 법인 실적개선 등에다 비과세ㆍ감면 정비, 음성ㆍ탈루소득 차단 등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맞춤형 신고지원 서비스 등 국세 징수시스템을 개선한 것도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같은 국세청의 설명에 대해 기업들은 ‘국세청에서 날아온 19조원 짜리 편지’의 효과라고 말하고 있다. 촘촘해진 국세징수 시스템을 바탕으로 국세청이 납세자에게 사전에 발송하는 ‘신고지원 안내문’을 받아보면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는 것. 


국세 징수가 늘어난만큼 국민들은 경제난에 세금부담이 가중돼 어려움이 배가되고 있다. 정부는 늘어난 세수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경기를 활성화하고 구조조정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추경이 국민들의 경제고통을 얼마나 줄여줄지는 미지수다.

1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재정동향’을 보면 올들어 5월까지 국세수입은 총 112조7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93조7000억원)보다 19조원(20.3%) 늘었다. 올해 세수 목표치에 대비한 세수 진도율은 50.6%로, 전년동기(43.3%) 대비 7.2%포인트 늘었다.

세목별로는 근로자를 포함해 개인이 내는 소득세와 법인이 부담하는 법인세, 개인과 법인이 동시에 부담하는 부가세 등 3대 세목에서 각각 5조원 이상 증가하면서 세수 증가를 주도했다. 또 교통세와 관세 등 주요 항목의 세수가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1~5월 누계 기준으로 소득세는 작년 24조6000억원에서 올해 30조2000억원으로 5조6000억원 늘어 세수 증가액이 가장 많았다.

법인세는 올해 과표인 법인들의 작년 영업실적이 개선된 데 힘입어 지난해 21조6000억원에서 올해 27조1000억원으로 5조5000억원 늘었다. 부가세도 내수진작책으로 소비가 늘면서 같은 기간 23조1000억원에서 28조7000억원으로 5조5000억원 증가했다.

세수 호조로 국민들의 고통은 더 늘어났지만, 추경 편성에 따른 재정부담은 상당히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는 올 하반기 10조원 규모의 추경을 포함해 20조원 이상의 재정을 보강해 경기부진 및 고용 리스크에 대응하기로 했으며, 추경에 소요되는 재원은 지난해 세계잉여금 1조2000억원과 올해 추가세수분으로 충당할 계획이었다. 때문에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고 추경을 편성하려면 올해 예산대비 세수 초과금액이 9조원 정도가 돼야 하는데, 현재로선 이 정도 초과세수를 올리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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