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출마 생각 있지만 아직 부족…
당내서도 안철수·천정배와 경쟁하고 발전해야”
“사드 배치 결정 되돌려야…국회 비준 필수”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안철수 사당화(私黨化)’ 논란에 ”그럼 누구 당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사당화 우려를 제기하는 일부 당내 기류를 두고도 “(그들이) 누구 덕분에 국회의원이 됐는가”라고 되물으며 “안철수 없는 국민의당을 생각해봐라. 박지원을 보고 지역위원장에 공모하고, 당원으로 들어오겠나”고 했다.
조기 전당대회 여부와 관련해선, “비상대책위원회는 빨리 끝낼수록 좋다”며 필요성을 시사했다. 또 세종시로의 ‘천도(遷都)’를 차기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꼽으며 “훌륭한 선택”이라고 높이 샀다. 다음은 지난 11일 국민의당 원내대표실에서 진행된 박 위원장 인터뷰 일문일답.
 |
|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당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총선 승리는 안철수 전대표의 기적”이라고 말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
- 전당대회 조기 개최문제는 물리적으로 힘든가? 정기국회 내에 할 수 있다는 애기도 나온다
▶할 수 있으면 해야 한다. 비대위는 빨리 끝낼수록 좋다. 땅을 파고 골격을 갖추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 이를 위해 중립적인 박주선 국회부의장을 당헌당규 제ㆍ개정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정리되는 대로 전당대회를 열겠다. 구체적인 시기는 아직 답변할 문제가 아니다.
-당권주자로 나설 계획인가? 또, 당 일각에선 원내대표ㆍ비대위원장을 겸직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는데?
▶지금은 비상시국이고 비대위원장이기 때문에 개인 문제를 얘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겸직 논란과 관련) 당헌당규를 정비 중이라서 이런 얘기를 하는 건 결코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안 전 대표가 국민의당의 실질적 지도자라 밝혔었다. 이를 두고 당 일각에선 ‘안철수 사당화’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안 전 대표의 당인가?
▶(기자를 바라보며)그럼 누구 당인가? 안 전 대표가 창당했고 지난 4ㆍ13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안철수 전 대표 이미지 하나로 선거를 치렀다. 총선 승리는 ‘안 전 대표의 기적’이라 할 수 있다. 국민은 그 당의 대통령 후보감을 본다. 다른 사람을 보지 않는다.
(사당화라 비판하는 의원들) 그들이 누구 때문에 국회의원이 됐는지 알아야 한다. ‘안철수 없는 국민의당’을 생각해봐라. 박지원을 보고 지역위원장에 공모하겠나, 당원으로 들어오겠는가.
어떤 정당이든 정권 창출의 리더가 그 당의 지도자다. 지금 더민주가 전당대회를 준비하지만, 후보들이 보이는가. 문재인 전 대표 밖에 안 보인다. 새누리당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무성 전 대표 밖에 안 보인다. 이게 당의 현실이다.
우리 당에서 대통령 후보는 안철수ㆍ천정배 전 대표 외에 누가 있는가. 정치는 현실이다. 나도 대통령에 나올 생각이 있다. 그렇지만, 아직 지지도 등에서 그런 반열에 올라가지 못한 걸 슬프게 생각한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그 속에서 경쟁하고 발전하려 해야지, 송두리째 사당이라고 하면 안 된다.
-김수민ㆍ박선숙 의원의 거취는 어떻게 되는가?
▶이미 당 최고회의에서 결정한 사안이기 때문에 일사부재리 원칙을 적용한다. 이미 우린 헌법 정신을 초월한, 무거운 기준의 잣대를 갖고 있다. 이게 새정치다.
-재차 탈당을 권유할 의사가 있는지?
▶거듭 말하지만 이미 정리된 사항이다.
-개헌 논의를 두고 수도의 세종시 이전이 거론된다. 찬성하는가?
▶훌륭한 선택이라고 본다. 이전해야 한다. 미국, 캐나다, 호주도 (수도를) 이전해서 잘 유지되고 있다. 세종시, 서울이 분할돼 나오는 비효율성이 얼마나 큰가. 차기 대선에서도 수도 이전이 중요한 의제로 당연히 오를 것이다.
-사드 배치와 관련, 국회 비준은 반드시 필요한가? 더불어민주당과의 공조가 가능할까?
▶사드 배치 결정은 되돌려야 한다. 한국 미래를 위해서도 그렇다. 국회비준이 필요 없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는 정부의 ‘행정부 편의주의’다. 사드 배치는 엄연히 우리 땅을 이용하는 것이다. 비용이 들어간다면 반드시 국회에서 비준해야 한다. 국회 비준이 필요한 요건에 비용의 규모, 영토의 넓이가 들어 있지 않다. 우리가 독도를 사수하는 건 독도의 땅이 크기 때문인가? 우리 땅이니까 사수하는 것이다.
더민주 내 일부의 사드 찬성 발언에 대해선 대단히 유감이고 실망스럽다. 더민주 상당수 의원이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있다. 아직 (더민주가) 당론으로 결정되지 않았지만, 머지않아 더민주 지도부도 궤도를 수정해 당론으로 사드 반대에 동참하리라 확신한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 개인은 사드에 반대하겠지만,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와의 관계도 있을 것이다. 적당한 기회에 (우 원내대표에게) 얘기해보려 한다.
김상수ㆍ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