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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대 대선 후보, 그리고 20대 의원 정동영…그가 털어놓은 정치 20년
[헤럴드경제=김상수ㆍ박병국 기자]“20년 정치를 했는데, (17대 대선까지)10년은 뭔지 모르고 했다. 대선 이후, 이제 10년째다.”

허공을 걸어왔다고 했다. 정동영 국민의당 20대 국회의원은 그렇게 17대 대선 당시를 회고했다. 정 의원은 이명박 당시 후보와 맞붙었고, 참패했다. 그로부터 10년, 정 의원은 20대 국회로 돌아왔다.

정 의원의 이미지는 중첩된다. 국민의당에서 그만큼 대중성을 가진 중진도 드물다. 그러면서 그만큼 굴곡이 많은 정치인도 드물다. 그래서 정 의원은 나서도, 나서지 않아도 해석이 분분하다. 굴곡진 정치사를 거친 그의 숙명이다.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인터뷰한 날은 6ㆍ15공동선언 16주년. 통일부장관으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면담까지 했던 그다. 가장 먼저 6ㆍ15를 맞이한 소회를 물었다. 정 의원은 잠시 침묵했다. “6ㆍ15인데, 참 세상이 조용하게 지나가네.”

2007년 12월 19일. 17대 대선은 그의 정치인생에서 분기점이라고 했다. 20년 정치인생을 반으로 나눈다면, 대선까지 10년, 그 이후로 10년. 정 의원은 “대선 이후 월가가 붕괴했다. 월가가 무너지라곤 상상도 못했다. 월가의 금융공학이란 게 신기루였단 충격을 받았다”며 “당시 선거 공약에도 금융허브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본인의 공약이 채 1년도 못가 무너지는 현실을 목도한 정 의원이다.

용산 참사도 떠올렸다. “저 양반이 잘했으면 이분들 안 돌아가셨다.” 현장에서 그런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 같은 경험을 “망치로 맞은 충격”이라고 표현했다. 경험이 켜켜이 쌓이면서 결론을 내렸다. 그는 “‘그동안 땅 위에서 30cm 허공을 걸으며 정치를 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20년 간 정치생활을 했는데, 10년은 (정치가) 뭔지 모르고 했다. 그 이후 이제 10년째다.”

17대 대선까지가 그의 정치사 ‘전반전’이라면, ‘후반전’은 사실상 이제 휘슬이 울렸다. 20대 국회에서다. 그는 총선 직전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구설수에 올랐다. 왜 국민의당이냐는 말도 많았다. 정 의원은 그 이유로 “개성공단과 불평등 완화”를 꼽았다.

정 의원은 “정치를 하는 이유가 개성공단 재가동, 그리고 불평등 완화다. 안철수의 저서 ‘생각’을 읽었고, 집에 찾아온 안 대표에게 ‘직접 책을 썼느냐‘고 물어 ‘그렇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저서 내 안 공동대표의 생각에서 공감대를 찾았다는 의미다. 


20대 국회 내 포부를 물었다. 그는 재차 개성공단 정상화, 불평등 완화를 꼽았다. 정 의원은 “봉쇄정책이 성공한 적 없다. 중국을 변화시킨 건 봉쇄정책이 아닌 미중 정상회담”이라며 “이명박 정부, 현 정부까지 북한이 붕괴하리란 허상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9ㆍ19 공동성명’의 정신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핵을 포기하고 미국과 북한이 수교하며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착수하는 게 9ㆍ19 공동성명의 핵심”이라며 이 정신에 따라 대북정책을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밥상론’도 거론했다. 박 대통령의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 내 문구를 인용하면서다. 그는 “박 대통령이 자서전을 통해 북한 핵문제는 하나씩 의제를 올리는 게 아니라 ‘한국식 밥상’으로 포괄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직접 썼다”며 “박 대통령이 그 생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평등 완화는 ‘일자리 햇볕정책’이라 표현했다. 그는 “일한 만큼 합당한 대가를 주는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내수를 늘리려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일자리에 햇볕을 줘야 한다. 얼음을 망치론 못 깨더라도 바늘로는 얼음이 쪼개진다. 바늘에 해당하는 게 일한 만큼 제대로 대가를 주는 공정임금법”이라고 했다. 생존할 수 있으면서도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생활임금’ 개념도 강조했다.

인터뷰 말미, 향후 행보를 물었다. 당권, 혹은 대권에 관심이 있느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는 “언론에선 흥미롭게 여기겠지만 내가 정치를 하는 건 무엇이 되는가가 아닌, 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정 의원의 향후 행보는 안갯속이다. 국민의당 내에서도 의견은 분분하다. 그래도 세간은 끊임없이 그에게 질문한다. ‘정치인 정동영’의 미래는 무엇이냐고. 이 역시 그의 숙명이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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