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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 빠진 부산, 힘 받는 대구…‘신공항’이 국회권력 지도 바꿀까?
이르면 오늘 입지선정 결과 발표


국토교통부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에 의뢰한 동남권 신공항(이하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 결과가 밀양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새누리당 부산(PK) 지역 의원들이 ‘초비상’에 걸린 모양새다. 가뜩이나 4ㆍ13 총선 참패로 당내 입지가 좁아진 마당에, 신공항마저 대구(TK) 지역에 뺏기면 지역 지지기반을 송두리째 잃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반면 친박(親박근혜)계 일색인 TK 지역 의원들은 다소 느긋한 모양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 결과 발표를 앞두고 새누리당 PK 지역 의원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부산 영도구)를 필두로 한 PK 지역 의원들은 4ㆍ13 총선 이후 당내 입지가 좁아진 상태다. 우선 김 전 대표가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지도부에서 사퇴했고, 친박계 핵심 인물로 분류됐던 유기준 의원(부산 서구동구)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패배했다. 19대 국회에서 정책위의장을 지낸 김정훈 의원(부산 남구갑) 역시 국회부의장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4ㆍ13 총선 성적표만 봐도 PK 지역에 출마한 새누리당 후보 18명 중 6명이 줄줄이 낙마, “전 지역구를 무난히 석권할 것”이라던 당초의 예상을 저버렸다. ‘낙동강 벨트’의 붕괴다.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구)이 지난 20일 복당을 신청, PK 세력에 힘을 더했지만 그 역시 비주류인 비박(非박근혜)계인 것을 감안하면 아직도 당내 권력의 무게추는 TK로 기울어져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실제 TK 지역에는 최경환ㆍ조원진ㆍ정종섭ㆍ추경호 의원 등 ‘진박(眞박근혜)’이 가득하다.

신공항마저 TK가 가져가게 된다면 PK 세력은 당내 입지는 물론 지역 지지기반도 모두 잃어버리는 대참사를 맞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 단행된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서도 이런 기류는 드러났다.

PK 출신 현기환 정무수석이 TK 출신 김재원 정무수석으로 교체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이뤄진 3개 부처의 차관급 인사에서도 PK 출신 인사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당정을 통틀어 요직에 오른 PK 지역 인사는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부산 북구강서구을) 단 한 명뿐이다.

이에 따라 PK 지역 의원들은 당초의 ‘강경 모드’에서 한 걸음 물러나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눈치다. 신공항 건설비용 12조원(정부 추산) 가운데 6조원을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투입하고, 나머지를 대구 군 공항 이전과 대경권 공항 건설에 투입하자는 것이 골자다. ‘입지 선정 용역 결과가 밀양 지역에 유리하게 나더라도 일부 성과는 가져와야 한다’는 절박함의 발로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정부나 당 지도부도 야권 침투가 시작된 PK 지역을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를 이용한 PK 지역 의원들의 막판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했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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