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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초 ‘돌파’ 대신 ‘방치’ 택한 與, 권성동 중심 ‘전대 추진’ 지속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정진석 원내대표를 주축으로 한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권성동 사무총장 사퇴론’이라는 돌발 암초를 애써 외면하는 모양새다. 정 원내대표는 당내 분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않은 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을 비판하는 데 주력했고, 권 사무총장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전당대회 실무 준비를 주도했다.

권 사무총장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당무를 이어갔다.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9일 당무 복귀의 전제조건으로 권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한 지 사흘이 지났지만, 사실상 원내지도부 구성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셈이다. 권 사무총장은 특히 단 49일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 준비를 주도하며 더 큰 존재감을 드러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숨을 쉬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권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전당대회는 새누리당이 새롭게 태어나야 할 혁신의 장이 돼야만 한다”며 “가능한 많은 당원과 국민이 전당대회에 참여토록 하고자 관련 실국에 다양한 투표 방안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모바일 투표 방식의 도입은 물론, 전국 시ㆍ군ㆍ구 어디에서든 투표가 가능하도록 ‘통합선거인명부’를 작성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권 사무총장은 이어 “지난주 비대위에서 차기 당 대표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지도체제 개편안을 논의했다. 의원총회를 통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한 만큼, 수렴 작업이 끝나는 대로 비대위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하며 비대위 업무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권 사무총장은 비대위의 국회개혁 및 공천개혁 작업에도 계속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당내 계파 갈등의 숨은 뇌관인 권 사무총장이 활동을 지속하고 있지만, 원내사령탑인 정 원내대표는 아무런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탈북 종업원 12명의 법정 출석을 요구한 민변을 비판하는데 모두발언 시간을 대부분 사용했다. 김 비대위원장과 친박(親박근혜)계의 권 사무총장 사퇴 요구와 그에 대한 비박(非박근혜)계의 반발을 애써 외면한 셈이다.

비대위에 당연직으로 참여 중인 김광림 정책위의장 역시 “체계적 정책 운용과 신속한 현안 대응을 위해 정책조정위원회를 구성했다”는 실무적 발언으로 입장 표명을 갈음했다. 권 사무총장은 이런 당 분위기에 대해 “사무총장을 그만두라는 (당 일각의) 주장에 어떤 의도가 있는지 알 수 없으므로 관련 언급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듯하다”며 구체적인 대답을 피했다.

한편 김 비대위원장과 친박계는 앞서 ‘탈당파 일괄 복당’ 결정 과정에서 비대위 회의를 무리하게 진행했다는 이유로 권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권 사무총장은 “비대위원장이 당직자 임명과 관련해 가지는 권한은 ‘추천권’일 뿐”이라며 “해임을 하려면 임명권을 가진 비대위 의결에 따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비박계 김영우 의원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상태라면 권 사무총장이 비대위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느냐”며 권 사무총장의 역할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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