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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풍경] “너도 컷오프 당해봐!”…‘시한폭탄’ 與, 유승민 두고 또 ‘고성’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너도 컷오프 당해봐!”

2일 오후 별다른 이견 없이 무난하게 마무리될 듯했던 새누리당 전국위원회가 다시 한번 고성으로 뒤덮였다.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의 추인도 ‘만장일치’로 끝난 직후다.

유승민 무소속 의원 등 ‘공천 파동’ 당시 탈당한 생존자들의 처분이 발단이 됐다.

“무소속으로 당당하게 당선된 새누리당 출신 인물들을 전국위에서!…(복당 시켜야 한다)”. 회의에 참석한 한 전국위원이 정식 발언기회를 얻지 못한 채 갑자기 외쳤다.

“그만 하세요!” 곧 여기저기서 제지가 들어왔다.

그의 말은 채 끝을 맺지 못했지만, 의지를 전달하기에는 충분했다.

그는 이어 “(여기는) 전국위야! 위원이 발언을 못하면 누가 해!”라며 “전국위에 권한은 없지만 추천해서, 무소속 당선자들이 복당할 수 있게 박수를 쳐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장내에서 박수는 터져 나오지 않았다. 오랜 기간 지속돼 온 내홍을 겨우 봉합 수순으로 끌고 간 후다. 어렵사리 만든 기회를 다시 대립으로 끌고 가기에는 부담이 크다. 복당 문제는 향후 비대위를 통해 논의해야 할 터다.

유승민 무소속 의원.

실제 이날 오전 발표된 비대위원 인선에서도 김 비대위원장의 고민이 묻어났다.

단 2명인 새누리당 내부 비대위원 자리를 온건혁신 성향의 친ㆍ비박계 3선 의원들(친박 이학재, 비박 김영우)로 고루 채워 넣었기 때문이다.

결국 정갑윤 신임 전국위 의장은 “그 문제는 비대위에서 논의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고, 분을 참지 못한 최초 발언자는 “너도 컷오프 당해봐!”라며 울분을 토해냈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이 비대위를 안정적으로 출범시키며 갈등 봉합과 쇄신의 기틀을 만들기는 했지만, 향후 탈당파의 복당을 두고 계파 간 전쟁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친박계가 안정적인 ‘당권 점령’을 위해 유 의원의 복당을 차일피일 미루는 가운데, 비박계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언제든 터져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편 비대위원에 임명된 비박계 김영우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철저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복당 문제를 보류하고서는 계파 청산이나 혁신을 시작하기 어렵지 않겠느냐. 그 문제를 빼면 '자격증 없는 의사'가 환자를 수술하겠다는 것과 똑같다"고 말했다.

이른 시일 내에 탈당파의 복당 여부가 계파 갈등 재점화의 '뇌관'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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