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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X조선 법정관리 임박②] ‘손실 최소화’…채권단 신청시점 두고 이견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농협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STX조선해양 채권단 25일 오전 회의를 열고 STX조선에 대해 법정관리 수순을 밟기로 뜻을 모은 가운데, 손실 최소화를 위한 법정관리 신청 시기를 놓고는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긴급 회의는 삼일회계법인이 최근 마친 STX조선 실사 초안에 대한 설명과 이에 대한 채권단들의 의견 교환이 이뤄지는 형태로 진행됐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 이뤄진 4500억원의 추가 지원에도 불구하고, 연초부터 이어지는 수주절벽으로 STX조선의 경영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 근거해, 법정관리행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기타 채권 금융기관들도 법정관리 돌입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4월 자율협약에 돌입한 이후 채권단이 4조5000억원대의 추가 자금 지원을 했음에도 여전히 자본 잠식 상태조차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이대로 끌고 가기에는 채권단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12월 이뤄진 추가 자금 지원에서 우리ㆍKEB하나ㆍ신한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며 채권단에서 탈퇴할 정도로 STX조선의 회생 가능성은 이미 물건너갔다는 게 전반적인 판단이다.

이처럼 사실상 최악의 상황에 닥친 시점에서 채권금융기관들의 초점은 손실 최소화로 집중되고 있다. 이는 곧 채권단 내부에서 법정관리의 돌입 시기를 둘러싼 미묘한 신경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채권금융기관들은 STX조선의 법정관리 돌입시 추가적인 충당금 부담을 쌓아야 한다. 추가 지원된 4조여원중 절반 정도는 충당금을 쌓지 않은 상태다.

2조원의 추가 충당금은 사실상 확정된 변수인 셈이다.

때문에 채권단은 법정관리 신청 시점과 추가적인 운영자금 투입, 선수금환급보증(RG콜) 해소 사이에서 계산기를 두드리며 손익을 따질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STX조선이 법정관리에 갈 경우 채권단이 선주에게 지급해야 하는 선수금 환급보증금은 1조2000억원으로 전해지고 있다.

선주는 선박을 주문할 때 선수금을 지급하면서 선박이 계약대로 인도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은행이나 보험사에 보험을 들어놓는데 선박 인도에 문제가 생기면 선수금 지급을 요청할 수 있다.

이는 반대로 선박 건조가 완료돼 선주에게 선박이 인도되면 자연스럽게 부담 금액이 줄어드는 구조다.

STX조선이 현재 건조 중인 선박은 55척으로, 이 중 20척을 올해 인도할 예정이다.

20척 인도에 따른 RG의 해소와 이를 정상적으로 제작하기 위한 추가 운영자금 투입 사이에서 채권단 사이에서도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법정관리 신청에는 이견이 없지만, 법정관리 신청시 발생할 RG콜 손실부담 문제와 진해ㆍ고성 조선소 처리 방법 등에 대한 검토을 마치는데 최소 1~2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법정관리 돌입까지는 채권단 내부에서도 다양한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다” 라며 “여러 변수들이 얽힌 복잡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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