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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X조선 법정관리 임박①]조선업 여신 80조 ‘충당금 폭탄’…우리경제 새 뇌관되나
임종룡 "STX조선 법정관리 논의, 여러 파장 감안안 결정"

“STX조선 청산 여부, 법정관리 들어가봐야 알 것”

SPP, 대선, 성동조선 등 중소 조선사 운명 내달초까지 결정



[헤럴드경제=정순식ㆍ김재현ㆍ황혜진 기자]수주 잔량 기준으로 세계 4위까지 올랐던 STX조선해양이 결국 법정관리 수순을 밟으면서 80조원에 달하는 조선업 여신에 대한 ‘충당금 폭탄’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STX조선에 대한 법정관리는 성동조선, SPP조선, 대선조선 등 중소조선사들 처리의 신호탄으로 인식되며 금융권의 충당금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여 우리 경제의 또다른 뇌관이 되고 있다.

산업은행등 STX조선해양 채권단은 25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채권단 회의를 열고 STX조선해양에 대한 법정관리 신청 시기를 논의했다.

이에 대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지 파장 등을 감안해 결정한 것”이라며 “(STX조선의 청산 여부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국책은행에 대한 책임론에 불거지는 데 대해 임 위원장은 “(2013년 4월 자율협약을 결정하고, 4조원을 지원하기로 판단한) 여러가지 상황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상황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되돌아서 짚어보고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 조선업체들의 구조조정에 속도가 붙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체적으로 실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즉시즉시 조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STX조선에 이어 기타 중소 조선사들에 대한 구조조정도 본격화한다. 금융당국은 이달말까지 개별 조선사에 대한 일종의 스트레스 테스트(재무안전성 평가)나 실사결과를 토대로 내달초까지 SPP조선과 대선조선 등 중소조선소 처리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2010년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고 있는 SPP조선 매각 여부도 이번주 결론이 날 전망이다. 매각을 주도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우선협상대상인 SM그룹에 이번주까지 매각체결 여부의 최종 입장을 정리해달라고 통보했다.

이처럼 조선업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 시동을 걸면서 80조에 달하는 금융권의 조선업 여신이 금융권의 충당금 ‘폭탄’으로 작용해 우리 경제의 또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등 조선 3사에 대한 은행권의 여신만 50조원이 넘는다. 대우조선만 해도 23조 5000억원 대의 여신을 가지고 있으며, 현대중공업에 대한 은행권의 대출규모는 17조4000억원, 삼성중공업은 14조4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7조가 넘는 STX조선해양, 4조가 넘는 성동조선해양, 3조에 가까운 SPP조선, 1조에 육박하는 대선조선 등을 합치면 조선업계 전체의 대출규모는 78조 7756억여원 수준이다.

80조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여신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금융권의 충당금 적립은 미진해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대우조선 여신은 대부분의 채권은행이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유일하게 국민은행만 이를 ‘요주의’로 분류하고 있는 상태다.

여신 건전성은 위험성이 낮은 순서대로 정상→ 요주의→고정→회수 의문→추정 손실 등 5단계로 나뉘는데, 부실채권은 고정 이하 여신을 의미한다. 정상은 충당금을 거의 쌓지 않지만 요주의부터는 상당한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요주의는 대출 자산의 7~19%, 고정은 20~49%, 회수의문은 50~99%, 추정손실은 대출액의 100%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특히 여신의 대부분이 몰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많게는 3조원이 넘는 금액을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가능성이 높은 건 아니지만 이들 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최악의 경우 30조원이 넘는 부실이 생길 수 있다”라며 “국책은행에 대해 최대 10조원 규모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 것도 대부분 이때문”이라고 말했다. 



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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