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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700억 부자’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접대비‘400% ↑’ 직원처우는…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ㆍ민상식 기자] 최소 732억원(자본총계 기준)이다. 화장품 제조ㆍ판매기업 네이처리퍼블릭 주식 73.88%를 쥔 정운호(51)대표 지분가치다. 이 회사는 비상장사다. 장외 거래 주가로 따진 그의 주식자산은 23일 현재 2775억원이다. 지난 6년 간 매출을 6배, 영업이익도 200억원 이상 늘리며 기업가치를 높인 결과다.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최대주주 정 대표가 회사 경영을 총괄하며 크게 늘린 것은 또 있다. 바로 접대비다. 2010년 이후 400% 이상 뛰었다. 직원에게 가는 ‘혜택과 보상’의 증가율을 압도했다. 경쟁사들과 반대로 갔다. 

이 뿐 아니다. 정 대표는 적어도 수십∼수백억 원을 도박과 ‘로비’에 쓴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의 직원(임원 제외)들 연봉은 업계 평균에 못 미쳤다. 근속연수도 3년이 채 안 됐다.

▶남들 줄일 때 늘린 접대비, 반면‘직원 몫’은…=회사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네이처리퍼블릭의 2010년 접대비는 2억3000만원대였다. 여기서 접대비란 손익계산서의 ‘판매관리비’ 중 “업무 관련 교제ㆍ선물 등 접대행위에 지출한 모든 금액”을 뜻한다. 이 비용은 6년 간 2012∼2013년을 빼고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에만 61% 늘어 12억2000만원에 달했다. 6년 간 425% 늘었다. 

이는 동종업계 경쟁사 현황과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화장품 관련 주요 기업 4곳의 접대비는 평균 2억2800만원에서 2억2100만원 대로 620만원 가량 줄었다. 2.7% 감소했다. 

반면 직원 보상에 해당하는 복리후생비와 급여 등은 접대비 증가폭 등에 비하면 크게 못 미쳤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접대비 증가율은 복리후생비 증가율보다 4.3배 높았다. 늘어난 돈 또한 7억여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업계 8개사의 복리후생비는 평균 52억여원 늘었다. 7배가 넘는 차이다. 

증가율로 봐도 마찬가지다. 네이처리퍼블릭은 6년 간 평균 16.6%씩 복리후생비를 늘려갔다. 그러나 이는 업계 연 평균 증가율 23%에 미치지 못했다.

직원 급여 또한 접대비에 비하면 그 증가속도가 3분의 1 수준이었다. 다른 회사들의 직원급여 규모가 연 평균 329억여원 느는 동안 네이처리퍼블릭은 73억여원 느는 데 그친 이유다. 

다만 이 회사 급여 증가율은 다른 기업들보다 높은 편이다. 6년 간 평균 24%씩 올랐다. 업계 평균치(18%)보다 높다. 

그러나 이는 반대로 보면 2010년 이전 까지 네이처리퍼블릭의 급여수준이 지나치게 낮았단 의미다. 일종의 기저효과(기준시점에 따라 결과값에 차이가 나는 것)인 셈이다.

▶평균 미달 찍은 급여, 그리고 근속연수=네이처리퍼블릭의 급여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단 사실은 공시로 드러난 평균연봉을 비교해도 알 수 있다. 지난해 이 회사 직원들은 1인 당 4600만원(단순 평균 기준)을 받았다. 경쟁사 평균치보다 650만원 정도 낮았다. 

이는 기업이 직원 몫으로 얼마만큼을 돌렸는지 확인해 봐도 드러난다. 노동소득분배율 즉, 회사가 창출한 부가가치에서 인건비 등이 차지한 비율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최근 3년 간 노동소득분배율 평균은 27.8%다. 직원 연봉을 공개한 화장품업계 주요 7개사 가운데 6위 수준이다. 


일하는 기간 또한 직원에게 가는 몫이 적은 이 회사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네이처리퍼블릭 구성원들은 평균 2년 4개월을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사 평균(5년 6개월)의 절반에도 못 미친 기간이다. 업계를 이끄는 아모레퍼시픽(7년 7개월)의 3분의 1도 안 된다. 공시에 기재된 직원 수가 네이처리퍼블릭과 비슷한 에이블씨엔씨도 근속연수는 2년 3개월이나 길다.
 
한편, 정 대표의 회사가 직원 현황 등을 자세히 공개한 건 2015년이 전부다. 회사 접대비를 전년 대비 60%이상 늘린 때다. 직원들은 업계 평균에도 못 미치는 급여를 받아갔다. 정 대표가 수령한 연봉은 직원의 4.7배였다. 

공교롭게도 이 1년 간 불법도박 논란은 부지불식간 ‘게이트’로 번지고 있었다. 정 대표는 검찰ㆍ법원ㆍ구치소를 오갔지만 자본총계 기준으로 매긴 그의 주식 가치는 최소 350억원이 뛰었다. 


factism@heraldcorp.com
그래픽. 이해나 인턴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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