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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나홀로 ‘유가 상승 예언’ 적중(?)한 美부호, 자산도 76% 급등
- 석유왕 해롤드 햄, 연초 유가 60달러 예측, 현재 50달러선 육박
- 증산ㆍ비용절감 등 시장상황 선제 대응
- 창업회사 주가 오르며 연 자산 증가폭 1위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ㆍ윤현종 기자]“기름값이요? 연말엔 갑절이 될겁니다. 배럴(약 159ℓ) 당 60달러까지 간다고 봅니다”

가장 비쌌던 4년 전 보다 국제유가가 80%가량 떨어진 지난 1월 초.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원유 값이 오를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억만장자가 있었습니다. 해롤드 햄(70)입니다. 미국 최대 석유생산기업 중 하나인 콘티넨탈리소시스를 쥐고 있죠. 대중이 그의 ‘예언’에 주목한 이유입니다. 시장은 그를 비웃듯 움직였습니다. 닷새 뒤 3대 유종(두바이유ㆍ북해산브렌트유ㆍ서부텍사스유(WTI)) 평균 가격은 배럴 당 27달러를 찍습니다. 2003년 이후 최저치였습니다.

해롤드 햄 콘티넨탈리소시스 창업자]

그런데 4개월여가 지난 지금. 햄의 예측이 들어맞고 있습니다. 18일 현재 WTIㆍ브렌트유 값은 배럴 당 48달러를 넘기며 50달러에 육박했습니다. 두바이유도 45달러에 근접했죠. 개인자산도 기름값을 따라갔습니다. 연초 대비 70%이상 올랐습니다.

반전은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단순히 기름값이 뛰었기 때문일까요.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자수성가의 노력, 때를 만나다=햄은 대표적인 ’흙수저‘ 중 한 명입니다. 오클라호마 소작인의 13번째 자식으로 태어났죠. 가난했습니다. 10대부터 손에 기름때를 묻혔습니다. 그러나 20살이 되던 1966년 해롤드 햄 탱크 트럭(Harold Hamm Tank trucks)을 세웠습니다. 이후 셰일가스 시추기술 개척자로 변신합니다. 미국 대표 셰일유 생산지 노스다코타 주(州) 바켄(Bakken)에서 기름을 가장 많이 뽑아내고 있습니다.

50년 간 업계에서 잔뼈 굵은 거물입니다. 햄은 시장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변화에 민감했습니다. 원유 공급 감소를 대비해 작년부터 생산을 늘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모두 가격이 더 떨어진다며 시장을 비관할 때 선제대응을 한 것이죠. 

콘티넨탈 리소시스 로고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햄의 회사는 지난해 하루에 원유 14만6600배럴을 생산했습니다. 전년보다 20% 이상 늘렸습니다. 올 1분기도 마찬가집니다. 일일 14만6500배럴을 뽑으며 3개월 전보다 1000배럴을 더 생산합니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해도 3000여배럴 늘었습니다.

더 중요한 건 햄이 원유 생산을 늘리며 비용은 오히려 줄였단 점입니다. 가격이 오를 때 판매 수익을 극대화 하겠단 전략이죠. 실제 생산비는 2014년 배럴 당 평균 5.58달러에서 작년 4.3달러로 내렸습니다. 이는 올들어 3.76달러까지 줄었습니다.

그의 예측또한 맞아 떨어졌습니다. 캐나다 산불ㆍ나이지리아 내전 등 산유국의 악재가 겹치며 유가가 뛰기 시작한 것입니다. 골드먼삭스 등 시장 분석기관의 공급 감소 전망도 잇따랐습니다.

▶'물 만난' 주가, 자산급등 1위 원동력=반전이 시작되자 햄의 개인자산도 급등합니다. 그의 돈줄 97%를 차지한 콘티넨탈리소시스 주가가 쉴틈없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1월 이후 해롤드 햄이 세운 콘티넨탈리소시스 주가는 급등했다. [출처=야후파이낸스 화면 캡처]

햄이 ‘유가급등’을 언급하던 즈음인 지난 1월 20일 이 회사 주가는 16달러로 연중 최저치를 찍었습니다. 그러나 18일 현재 41.5달러를 넘보고 있습니다. 2.6배 가까이 뛴 셈입니다. 특히 1분기 실적발표일 직후 하루 만에 10% 이상 올랐습니다. 시장이 햄의 능력을 인정했단 방증입니다.

이렇다 보니 18일 현재 햄의 자산은 122억달러(14조5300억원)까지 올랐습니다. 올들어서만 53억달러(6조3150억원) 증가했습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세계 억만장자 200명 중 자산을 가장 많이 불렸습니다. 상승폭 또한 76%를 기록하며 1위를 놓지 않았습니다.

포브스 부자명단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상당합니다. 재작년 9월 187억달러를 찍은뒤 계속 증발한 햄의 자산은 올 1월 57억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현재 107억달러를 찍었습니다. 그의 고향 오클라호마를 대표하는 부호가 된 지도 오래입니다.

콘티넨탈 리소시스가 원유를 생산하는 미 노스다코타 바켄 현장 [출처=바켄 매거진]

물론 햄이 현재 지위를 계속 지킬 수 있을 진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그가 뽑아낸 기름으로 돈을 벌려면 유가가 계속 올라야 하지만 상황은 만만찮습니다. 당장 미국 원유재고량이 예상 외로 많이 늘었단 소식에 국제원유 선물가격은 소폭 내렸습니다. 줄어들던 공급이 다시 늘 수 있단 예측에섭니다.

회사 실적도 안심할 단계는 아닙니다. 저유가 기조 여파로 지난해 3억5000만달러 순적자로 돌아선 뒤 1분기에도 1억9000만달러를 손해봤습니다. 작년 같은기간보다 적자폭도 커졌습니다. 최근 수년 간 생산비를 절감한 게 고육지책일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과거 햄은 국제석유시장 향방에 따라 개인자산 가치가 6∼7차례 롤러코스터 탄 적이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는데요. 과연 ‘석유왕’의 예언이 계속 들어맞아 하반기에도 승승장구 할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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