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알맹이 없이 요란만 떤 당대회? ‘김정은의 북한’선포만으로도 의미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우리 정세 판단이 틀렸다” 36년 만에 열린 북한의 제7차 노동당대회가 지난 9일 폐막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10일 한 북한 전문가는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북한은 이번 당대회를 통해 김정은을 노동당 위원장으로 추대했지만 큰 폭의 세대교체나 대남ㆍ대미 관계의 중대 변화는 없었다. ‘알맹이 없이 요란하기만 했던’ 당대회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우리가 기대하고 분석했던 틀에 맞춰 예단하고 그것과 들어맞지 않았을 뿐”이라는 게 이 전문가의 비판이다.

첫 손에 꼽히는 당대회의 성과는 북한이 36년 만에 당대회를 열었다는 그 사실 자체다. 당 하나가 국가를 지배하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당대회는 최고권력기구다. 이는 개혁ㆍ개방에 나선 중국과 베트남도 예외가 아니다. 김근식 경남대 북한학과 교수는 “당대회를 개최함으로써 북한이 위기를 극복하고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김정일 시대 ‘선군정치’에서 벗어나 당을 중심으로 한 김정은 시대의 리더십이 구축된 것은 당대회를 통해 얻은 커다란 성과다. 북한에서 수령은 절대적인 지위와 역할을 가지며 북한은 수령중심의 권력구조를 이루고 있다. 당은 ‘혁명의 참모부’로 국가와 군보다 우월적인 지위와 역할을 부여받는다. 북한은 헌법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조선노동당의 영도 밑에 모든 활동을 진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1990년대 사회주의 몰락과 이후 불어닥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군의 역할을 강조하고 군에 의지하면서 상대적으로 군의 힘이 커졌다. 군이 혁명의 주력군이 되면서 ‘수령-당-인민대중’의 혁명 주체는 ‘혁명의 수뇌부-당-군-인민대중’으로 바뀌었다. 위기 상황에서 나온 일종의 비상체제였다.

그러던 것이 김정일 사후 다시 당을 중심으로 제도적 절차를 중시하는 등 당의 기능이 서서히 회복됐다. 36년 만에 당대회를 열겠다고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지방 기층조직까지 당의 장악력이 높아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당대회는 선군정치를 실질적으로 마감하고 당을 전면적으로 회복해 당의 권위와 역할을 정상화시킨 무대인 셈이다.

또 당과 국가, 군 모두 수령의 것으로 규정된 북한에서 이번 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이 자기 위치를 확실히 했다는 것 역시 중요하다. 김 위원장이 이번 당대회를 통해 갖게된 공식 직책은 당, 국가, 군을 아울러 모두 9개에 달한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를 ‘수령제 사회주의의 전면적 회복 또는 정상화’로 설명하며 북한이 언급한 ‘휘황찬 설계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백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수령제 사회주의의 완전 정비를 해내며 당대회 초점은 군사, 경제보다 정치강국에 있었다”고 말했다.

kw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