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당 원내수석은 만나자마자 테이블의 중앙 자리를 놓고 서로 양보하는 등 기싸움을 벌였다.
김도읍 원내수석이 먼저 “자리를 어떻게 앉아야 하나 제1당이 가운데 앉아야 하지 않겠나”고 입을 열자, 김관영 원내수석은 “(김도읍 원내수석이) 이방의 주인이니 가운데 앉으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도읍 원내수석이 “(그래도) 1당 수석이 중간에 앉아야 한다”고 몸을 낮추자 박 원내수석은 “아휴 주인이 앉으세요. 그런 건 양보 잘해”라며 손사래를 쳤다. 결국 중앙 자리는 김도읍 원내수석이 앉았다.
김도읍(가운데)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박완주(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신임 원내지도부 회동 의제 조율을 위한 논의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
모두발언 순서는 의석수에 따라 더민주, 새누리당, 국민의당 순으로 진행됐다. 짧은 발언이었지만 각 당이 지향하는 바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박완주 원내수석은 “국민이 기대하는 첫 출발이 중요하다”며 “두 수석님을 잘 모시고 6월 9일 우리가 원 구성을 해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원내 2당으로 내려앉은 새누리당은 협치를 강조했다. 김도읍 원내수석은 “국민의 뜻이 협치하라는 민심”이라며 “앞으로 우리가 협치라는 큰 틀 내에서 여ㆍ야ㆍ정 협의체 구성 문제와 당과 청와대 간에 대표 회동을 정례화해야 지속적 협치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관영 원내수석은 양당 원내수석을 향해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그는 “두 분이 너무 잘하면 우리가 할 일이 없는데 1당과 2당이 짝짜꿍하면 3당이 할 일이 없어지니 걱정 안 생기도록 잘 해주십쇼”라고 말했다.
이들은 비공개 회동에서 19대 마지막 임시국회 처리 법안과 오는 13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놓고 “잘해보자”정도의 원론적인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김관영 원내수석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가능한 한 무언가 성과를 내는 청와대 회동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 섞인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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