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 내에서는 새혁모와 결을 같이하거나 동참의지를 보이는 중량급 의원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 4선 고지를 점령한 중진들이다. 우선 김재경 의원(4선)이 새혁모에 일종의 ‘지지표’를 던졌다. 김 의원은 이날 논평에서 “비상대책위원회는 혁신형으로 구성되고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새혁모의 최근 행보에 힘을 보탰다.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반대하는 하태경, 황영철, 김영우, 오신환 의원으로 구성된 혁신모임이 원 원내대표와의 면담을 위해 원내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
옛 친이계인 김 의원은 특히 “개혁중립 성향이 강한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새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며 계파 간 힘의 논리로 점철된 ‘당권경쟁’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총선에서 참패한 지금이야말로 정풍 운동을 적극 전개, ‘친박패권주의’를 청산하고 노선 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새혁모의 주장과 상당 부분 겹치는 내용이다.
새혁모와 유사한 입장을 펼치고 있는 것은 비박계 뿐만이 아니다. 친박 중진으로 손꼽히는 정우택 의원(4선)도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총선 참패는) 공천 파동을 향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비판하며 “청와대와 여야의 소통 관계 등도 재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당의 핵심으로서 무기력했고, 공천과정에서 노심초사만 했다”는 반성문을 내놓은 데 이어, 쇄신 의지를 다시 피력한 것이다. 친박 유기준 의원(4선) 역시 최근 “새누리당의 노선을 과감히 수정해야 한다”며 이런 행렬에 동참했다.
관건은 새혁모의 향후 행보다. 현재 김세연ㆍ김영우ㆍ이학재ㆍ황영철(3선), 박인숙ㆍ오신환ㆍ주광덕ㆍ하태경(재선) 등 8인의 소장파가 주도하고 있는 이 모임이 향후 제3계파로 변질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이들은 5월 원내대표 선출 이전에 당내 최대세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당초의 의도와 달리 ‘권력의지’가 생긴다면, 기존의 친박계를 넘어서는 신주류로써 또다른 ‘전횡(專橫)’을 일삼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새혁모 구성원들이 출신 계파에 따라 무소속 당선자의 복당 등 주요 사안에 이견을 보이고 있는 점도 향후 이들의 ‘분파’를 우려케 하는 대목이다.
다만 이들이 당 쇄신 대안세력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는다면 사실상 맥이 끊긴 ‘새누리 소장파 모임’의 신화를 다시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연대’(16대), ‘새정치수요모임’(17대), ‘민본21’(18대) 등 과거 새누리 소장파 모임은 당이 우왕좌왕할 때마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상황 인식과 해법을 내놓으며 합리적 보수의 공간을 열어온 바 있다. 새혁모의 역할에 따라 야권으로 다소 기울어진 ‘19대 대선’의 판도도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한편, 새혁모는 향후 특정 계파에 치우치지 않은 인물을 위주로 외연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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