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결과도 이를 방증한다. 인천 유권자의 선택은 20대 총선 전체 정당투표율과 정확히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대통령 선거 역시 인천은 박근혜ㆍ문재인 당시 후보의 총 득표율과 정확히 일치한 결과를 내놨다. 두 사례 모두 전국 시도 중에서 인천이 유일하다. 인천 표심이 곧 전국의 ‘바로미터’란 의미다.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인천의 비례대표 정당별 득표율은 새누리당이 33.4%, 더불어민주당 25.4%, 국민의당 26.8%, 정의당 7.4%다. 전국을 합산한 20대 총선 최종 정당별 득표율은 새누리당 33.5%, 더민주 25.5%, 국민의당 26.7%, 정의당 7.2%다. 소수점 이하에서 일부 차이가 있을 뿐 두 수치가 정확히 일치한다.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인천의 ‘예측력’이 명확하다. 중립지역 격인 충북도 새누리당ㆍ더민주ㆍ국민의당ㆍ정의당이 각각 38.6%ㆍ 27.5%ㆍ21.4%ㆍ5.6%이고, 제주도 역시 각각 34.9%ㆍ29.5%ㆍ22.4%ㆍ7%인 식이다. 호남이나 영남 등은 말할 나위 없다.
서울이나 경기도 등 기타 수도권 지역도 인천만큼 일치하진 않았다. 서울은 각각 30.8%ㆍ25.9%ㆍ28.8%ㆍ8.5%, 경기도는 32.2%ㆍ26.8%ㆍ26.9%ㆍ7.7%로 나타났다. 각 당의 우ㆍ열세 흐름은 반영돼 있지만 인천만큼 정확하진 않다.
지난 대선에서도 인천은 최종 당락의 ‘바로미터’가 됐다. 18대 대선에서 박근혜ㆍ문재인 당시 후보의 최종 득표율은 각각 51.5%, 48%였다. 당시 인천 내 득표율은 51.5%, 48%. 여야 지지가 압도적인 대구나 광주는 물론, 충청, 서울, 경기도 등 16개 시도 어느 지역도 전국 판세와 일치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인천이 유일했다. 19대 총선 역시 인천은 정당지지율에서 전국 판세에서 1%포인트 내 오차만 보였을 뿐 19대 총선 최종 결과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인천은 역대 선거마다 여야 어느 편에도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여야 간 기세가 팽팽했던 19대 총선에선 정확히 여야가 절반씩 나눴고, 야권이 강세를 보인 20대 총선에선 더민주가 7석, 새누리당이 4석, 무소속이 2석을 차지했다. 올해 총선에서 개표 막판까지도 초강협 지역이 속출한 게 인천이다. 단 26표 차로 이번 총선 최소 격차를 보인 지역구(부평갑) 역시 인천에 속해 있다.
인천은 현 정치지형의 속살이 그대로 담겨 있다. 야권 분열도 여권 분열도 변수로 작용했다. 친박계의 대표 거물인 황우여, 윤상현 의원 모두 인천이 기반이다. 황 의원은 낙선했고, 윤 의원은 생환했다. 여권에서 분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안상수 의원도 인천이 지역구다.
야권 분열도 인천에 스며들었다. 국민의당 2명 현역 의원이 도전했고, 더민주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여ㆍ야ㆍ무소속이 어지럽게 혼재된 현 한국정치는 그대로 인천에 ‘분재’했다. 인천은 무색채가 아닌, 스펀지다. 당대 한국 정치의 공과(功過)를 그대로 빨아들이는 스펀지다. 선거에서 인천의 민심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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