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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3 정치판 大지진 - 적지에서 살아온 개척자들] “깃발만 꽂으면 무조건 당선” 무섭게 심판했다
4ㆍ13 총선 결과 30~40년 간 공고히 이어져오던 한국 정치의 지역구도가 붕괴했다. 대구와 부산 등 야권진입을 허용치 않던 보수의 아성이 깨졌다. 호남과 야권 주류 세력의 결합은 처음으로 와해됐다. 영ㆍ호남의 균열 속에 야권주류가 수도권 압승만을 발판으로 처음으로 제 1당이 됐다. 여권 최후의 보루가 될 것이라고 예상됐던 강남벨트의 한 축도 무너졌다. 지역구도의 전면적인 재편이다. 특정 정당의 깃발만 들면 꽂을 수 있는 지역은 없어졌다.

새누리당 패배는 보수의 심장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도 예외가 없었다. 야권 진입을 30여년간 허용하지 않던 대구에서 김부겸 더민주 후보와 홍의락 야권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비박 무소속 당선자도 2명이 나왔다. 새누리당은 19대에서 전석을 석권했던 대구의 총 12석 중 3분의 1인 4석을 잃었다. 부산도 마찬가지다. 1990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민주자유당 합당으로 전통 야도에서 여당의 텃밭이 됐던 부산에서도 야권 및 무소속 후보가 6곳에서 당선됐다. 3분의 1이다. 26년만에 최다다. 울산(총6석)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선거운동에서 ‘종북세력’이라고 비판했던 노동운동가 출신 야권 무소속 2명과 비박 무소속 후보 1명이 당선됐다.

5ㆍ18 광주항쟁 이후 36년간 계속됐던 야권 주류와 호남지역간의 결합도 와해됐다. 제2야당인 국민의당이 28석 중 23석을 석권했다. 새누리당도 2석이나 얻었다. 더민주는 3석을 얻는데 그쳤다.

더민주의 수도권 압승도 주목할 만하다. 호남 텃밭을 국민의당에 내줬지만 지역구 253석 중 전국 최다인 122석이 걸린 수도권(서울ㆍ인천ㆍ경기)에서 82석을 차지했다. 더민주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은 19대에선 65석을 얻었다. 대폭 늘어났다. 연이은 압승은 더민주가 전통적인 지역감정과는 다른 새로운 유형의 지역적 헤게모니를 수도권에서 구축할 수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도시에 거주하는 개혁ㆍ진보적인 중산층의 정당으로서 입지를 굳힐 기회를 얻은 것이다. 더민주는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벨트(8곳)에서도 3곳을 얻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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