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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3 정치판 大지진 - 적지에서 살아온 개척자들] 영남, 파란깃발…호남, 붉은 깃발…지역정치 벽을 허물다
‘더민주’ 김부겸 62.3% 득표율
대구서 31년만에 野의원 탄생
김해 김경수도 압도적 승리
순천 이정현, 전주 정운천
與 황무지서 밭갈이 성공



적진에서의 승리다. 영남에서는 파란색 깃발이, 호남에서는 붉은 깃발이 나부꼈다. 값진 승리다. 오랫동안 버텼고 결국엔 살아났다. 그토록 두드려렸지만 완강히 버티고 있던 지역주의의 벽은 20대 총선에서는 무너져 내렸다. 상징적 인물은 영남권에서 당선된 더민주 김부겸(대구 수성갑) 김경수(경남 김해을) 후보, 호남권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이정현(순천) 정운천(전북 전주을) 후보 등 4명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도시, 새누리당의 도시인 대구는 드디어 야당 정치인을 받아들였다. 1985년 12대 총선 이후 31년 만이다. 김부겸 더불어민민주당 후보와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의락 후보다.

김부겸 후보는 득표율 62.3%를 기록해 2위인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37.7%)를 압도하며 당선됐다. 김부겸 후보는 19대 총선,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더민주의 간판을 달고 대구의 문을 두드렸지만 고배를 마셔야 했었다. 이제 여당의 거물 김문수 후보를 따돌림에 따라 야권 내 대선주자로 발돋움하게 됐다. 



더민주 공천에서 탈락 한 뒤 무소속으로 나선 홍의락 후보도 당선됐다. 홍 후보는 52.3%로 집계돼 2위인 양명모 새누리당 후보(39%)를 크게 따돌리며 당선됐다.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한 뒤, 험지 대구에서 첫 지역구 승리를 따냈다. 공천 탈락 뒤 더민주의 복귀 요청에 불응한 홍 후보가 계속 무소속으로 남을 지 주목된다.

부산ㆍ울산ㆍ경남은 더이상 야권의 불모지라는 이름표가 무색하게 됐다. 경남 김해는 두 지역구 모두 더민주 후보가 당선됐다. 김해을에서는 김경수 더민주 후보가 62.4%의 득표율을 기록해, 이만기 새누리당 후보(34.4%)를 누르고 당선됐다. 여론조사에서는 치열한 경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김 후보가 의외로 쉽게 승리를 따냈다. 김해갑에서는 민홍철 더민주 후보 역시 56%로, 홍태용 새누리당 후보 (41.8%)를 큰 표차로 누르고 당선했다. 경남 창원 성산에서는 더민주와 정의당의 단일화 후보인 노회찬 정의당 후보가 당선됐다.

적진인 호남에서 새누리당 간판으로 당당히 당선된 후보들도 나왔다. 전남 순천에서 이정현 후보는 44.5%를 득표해 당선됐다. 선거 전 노관규 더민주 후보가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졌지만, 순천은 결국 이 후보를 선택했다. 전북 전주을에서도 농림부장관을 지낸 정운천 새누리당 후보가 37.5%를 득표하며 당선돼, 선거의 새역사를 썼다. 이 후보는 앞서 재보궐선거를 통해 호남에 입성했지만, 이번에 총선에서도 자리를 잡음으로써 호남 지역구도 타파의 선봉장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한편 전통적 표밭을 뒤엎은 이변은 서울에서도 일어났다.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알려진 강남에서는 더민주의 승전보가 울렸다. 송파병에서는 남인순 더민주 후보가 44.9%를 얻어 장군의 손녀, 김을동 새누리당 후보(39.6%)를 누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송파을에서도 MBC앵커 출신 최명길 더민주 후보(43.5%)가 무소속 김영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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