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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호ㆍ이대호 효과…메이저리그에 한국인 빅리거 바람 부나
[헤럴드경제] 9일은 한국인 빅리거의 날이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거포 박병호(30ㆍ미네소타 트윈스)와 이대호(34ㆍ시애틀 매리너스)가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메이저리그에 한국인 빅리거의 거센 바람이 분 하루였다.

박병호와 이대호는 9일(한국시간) 각각 캔자스시티 로열스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나란히 메이저리그 3경기 만에 데뷔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두 선수 모두 한국인 빅리거의 미국 진출사에 한 획을 그은 홈런포였다. 2014년 52홈런, 2015년 53홈런을 쳐내고한국프로야구 4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는 시범경기 첫 7경기에서 3홈런을 터트리며 발군의 장타력을 뽐냈다.

하지만 박병호는 이후 치러진 시범경기 13경기에 이어 정규시즌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개막 2경기에서도 타구를 담장 너머로 보내지 못했다.

파워에 반해 박병호를 영입한 미네소타가 고개를 갸우뚱하려 할 즈음 박병호는 비거리가 무려 433.5피트(약 132m)에 이르는 대형 홈런을 터트려 미네소타의 의문을 확신으로 바꿔놓았다.

MLB닷컴이 제공하는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이날 박병호가 2-2로 맞선 8회초 1사에서 캔자스시티의 호아킴 소리아를 상대로 기록한 좌중간 솔로홈런의 비거리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8위에 해당한다.

올 시즌 최장 비거리는 카를로스 코레아(휴스턴 애스트로스)의 461.6피트(약 140.7m).2위 폴 골드슈미트(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439.4피트)부터는 430피트대다.

그것도 박병호는 맞바람을 뚫고 타구를 130m 이상 날려 보내며 자신의 괴력이 메이저리그 정상급 거포들과 견줘도 전혀 손색없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박병호는 팀이 3연패로 전전긍긍하던 시점에서 결승점이 될 수도 있는 홈런을 메이저리그 수준급 불펜 투수인 소리아를 상대로 쳐내며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뽐냈다.



박병호가 미네소타가 포스팅 최고 응찰액 1285만 달러에 4년 연봉 1200만 달러를 투자해 영입한 선수라 입지를 더욱 굳히는 홈런이었다면 이대호의 홈런은 극적이었다.

이대호의 한국 나이는 35살. 미국식으로 계산해도 33살로 노장 루키다. 시애틀이 한국과 일본에서 검증된 이대호에게 메이저리그 계약을 제시하지 않고 마이너리그 계약에 합의한 것도 이대호의 적지 않은 나이가 걸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대호는 이날 홈 개막전에서 0-2로 뒤진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오클랜드 좌완 선발 에릭 서캠프의 초구 커브 볼을 잘 골라낸 뒤 2구째 약 142㎞짜리 직구를 통타해 세이프코 필드의 가장 깊은 곳으로 타구를 날려 보냈다.

전 소속팀인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거액 잔류 제안을 뿌리치고 꿈을 좇아 미국행을 선택한 이대호는 한국과 일본에서 15년을 뛰며 무르익은 기량으로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가운데 최소 타수인 3경기 5타수 만에 짜릿한 중월 아치를 그려냈다.

박병호와 이대호의 도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박병호는 결정력을 뽐내며 개막 이후 4연패에 빠진 미네소타의 한 줄기 희망으로 떠올랐다. 이대호 역시 홈 개막전에서 홈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으며 주전 출전 기회를 더 많이 얻게 될 것으로보인다.

이대호의 활약은 이날 경기에서 2-3으로 뒤진 9회말 2사에서 이대호를 대신해 대타 출전한 주전 1루수 애덤 린드가 헛스윙 삼진 당한 장면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무대에 첫선을 보인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는 시즌 초반벤치에 머물다가 동료의 부상으로 붙박이 주전을 꿰찬 뒤 정규리그 출전 15경기 만이던 작년 5월 3일 세인트루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첫 아치를 그렸다.

물론 같은 유형의 타자는 아니지만 박병호,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데뷔 3경기 만에 홈런을 기록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 선수가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 좀 더 적응력을 키운다면 이날처럼 두 선수가 같은 날 나란히 홈런을 신고하는 장면은 여러 차례 볼 수 있을 전망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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