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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콘정치]너무 늦은 비박계, ‘내 공천이 걸려서…’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너무 늦었다는 평가다. 계파 목숨 줄을 쥔 새누리당 공천 갈등에서 비박계가 이제야 입을 연다. 눈앞엔 공천관리위원회, 그 뒤론 친박계, 나아가 청와대까지 보고 있지만, 이미 시간은 흘렀다. 몰랐다? 아니, 알았을 테다. 못했다? 굳이 따지자면 이에 가깝겠다. 다시 공천심사결과 발표를 역으로 추적해본다.

친박계와 대척점에 있는 주요 의원들의 공천 결과 발표는 후순위로 계속 밀렸다. ‘보이지 않는 손’이 공천 밑그림을 그렸다는 살생부 파동은 2월 29일. 그 뒤로 가장 먼저 발표된 3월 4일 명단엔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포함됐다. 이주영 의원도 들어갔다. 친박계 김태흠 의원도 마찬가지. 10일 발표에선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진복ㆍ김도읍 의원이, 11일에는 박종희 예비후보가 있다. 평소 비박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던 의원들은 대부분 제외돼 있었다.

12일이 돼서야 조금씩 이름이 나오기 시작했다. 비박계 권성동 의원이 12일 공천이 확정됐고,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김세연 의원도 이날 이름을 올렸다. 



본격적으로 비박계의 생사가 결정된 건 13일부터다. 정두언, 김용태, 황진하 의원이 이날 발표됐다. 김무성 당 대표의 경선도 이날 확정됐다. 처음으로 공천 명단이 발표된지 10여일 지나서다. 여전히 유승민 의원을 포함한 대구ㆍ경북(TK) 지역, 그리고 이재오ㆍ진영 의원 등 굵직한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주요 비박계ㆍ유승민계의 향방은 15일이 돼서야 나온다. 이재오 의원과 진영ㆍ안상수 의원 등이 탈락하고, 조해진ㆍ이종훈ㆍ김희국ㆍ류성걸 의원 등도 모두 컷오프에 걸린다.

이제서야 비박계가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탈락자 연대가 거론되는 건 이 같은 ‘타임 테이블’과 묘하게 겹친다. 당장 본인의 공천이 걸려 있으니 불만이 있어도 입을 열기 어렵고, 사실 명분도 부족하다. 사적인 요구인가 공적인 항변인가. 애매하다.

유 의원의 거취는 아직도 정해지지 않았다. 일부러 ‘고사’시키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고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은밀하게, 아니 드러내고 이어졌다. 내 공천이 끝나야 입을 열 수 있는 공천의 힘. 20대 총선에도 그 위력은 여전하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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