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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정적한마디]김무성, 김종필을 마주하고 김무성을 이야기하다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대화.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다.

대화의 필수 요소는 사람과 사람이다.

혼자서 제아무리 떠들어 봐야 그것은 대화가 되지 못한다. 그저 독백이다.

그러나 마음이 고달픈 이에게는 대화가 힘들다. 아니 사람을 마주하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입을 닫고 싶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편에는 속내를 털어놓고픈 욕구가 상존한다.

‘누군가 나의 속마음을 지지해주지 않을까, 이해받고 싶다’. 인지상정이다.

결국 독백은 의미가 없고, 대화는 고되니 그 중간 어디쯤이 필요하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정치인생을 담은 '김종필 증언록' 출판 기념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안훈 기자 rosedale@heraldcorp.com 2016.03.10

그래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다수와의 대화를 빙자한 ‘대중적 독백’을 택했다.

10일 오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증언록 출판기념회가 ‘심리치유’의 장소가 됐다.

“요즘 마음이 춘래불사춘이다. 꽃샘추위를 심하게 느끼고 있기에 어딜 가나 마음이 편치 않다”

“새누리당이 국민공천을 최초로 시도, 새로운 길을 가려 하는데 여러 방해와 저항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단상에 선 김 대표는 20여 일이 넘도록 꾹 다물었던 입을 작정한 듯 열었다.

여론조사 왜곡ㆍ유출 사건부터 살생부 파동,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의 취중 막말까지 잇단 풍파에 다친 맘을 국회가 아닌 제3의 공간에서 열어 보인 셈이다.

그리고 그는, 행사가 끝난 뒤 다시 입을 다물었다.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 그리고 공천 방식을 둘러싼 싸움의 ‘정의’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있는 사람을 없을 테다.

하지만 말과 행동에 상처입은 ‘덩치 큰 남자’의 이날 서글픈 독백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정치권에 큰 의미를 던졌을 것이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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