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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김양건 사망으로 대남라인 ‘공백’…남북관계 악영향 우려
-김양건 후임으로 맹경일ㆍ원동연 유력하지만 ‘급’ 달라
-“北 유일한 국제적 신사 사라져, 남북관계에는 악재”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 김양건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29일 사망하면서 남북관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양건은 당 국제부 부부장을 시작으로 당 국제부장과 통일전선부장,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이어지는 3대에 걸쳐 대남ㆍ대외라인에서 핵심역할을 수행해왔다.

북한은 30일 김양건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29일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8ㆍ25 합의 타결 이후 홍용표 통일부장관과 손 맞잡고 웃음을 짓고 있는 김양건(오른쪽) 비서. [사진=헤럴드경제DB]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30일 “김정일 정권에 이어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까지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해온 김양건이 갑자기 사망함으로써 남북대화의 장기 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특히 차관급 남북 당국회담이 결렬된 가운데 남북관계가 더욱 경색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에서 그나마 남측 사정을 포함해 세상 돌아가는 사정을 잘 알고 김 제1위원장에게 직간접적으로 합리적인 얘기를 전달할 수 있었던 ‘국제 신사’가 사라졌다”며 “당분간 남북관계를 큰 틀에서 풀 수 있는 2+2회담(김관진ㆍ홍용표+황병서ㆍ김양건) 같은 형식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북한이 최고지도자 중심의 유일지도체제이고 김 제1위원장이 주요 대남정책을 결정해온 만큼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양건이 최근 강석주 국제담당 비서의 건강악화로 대남총책에 더해 대외관계에서도 중책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북한의 대중관계를 비롯한 대외관계 전반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강석주의 와병으로 김양건이 사실상 국제비서 역할까지 수행해왔기 때문에 북한의 대중관계 개선도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김양건은 김 국방위원장 시절 때부터 방중 등을 조율했던 중국통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 10월 노동당 창건일 7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중국 공산당 서열 5위 류윈산(劉雲山) 상무위원이 평양을 방문해 김 제1위원장을 만날 때에도 배석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지난 8월 2+2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 때까지만 해도 건재를 과시했던 김양건이 교통사고로 돌연 사망하면서 북한의 대남라인도 큰폭의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현재로서는 ‘포스트 김양건’으로 맹경일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 겸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원동연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 등이 거론된다.

맹경일은 최근 북한에서 장관급이라고 내세우고 있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국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동연은 한때 김양건에 이은 대남라인 2인자 역할을 수행했으나 최근 공개석상에서 사라지며 신변이상설에 휘말렸다가 이번에 장의위원회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재기한 것으로 보인다. 원동연은 작년 2월 남북 고위급접촉 때 당시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의 카운터파트로 나서기도 했다.

이밖에 차관급 남북 당국회담 북측 수석대표로 나섰던 전종수 조평통 서기국 부국장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장 선임연구원은 “누가 들어오든 김 제1위원장과의 소통이나 권력 엘리트들에 대한 설득이라는 측면에서 김양건의 위상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일각에선 김 제1위원장의 통치스타일상 당분간 대남총책 자리를 공석으로 두고 후임자들의 경쟁을 유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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