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의원 이름을 직접 거론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안 의원이 무책임, 오만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며 “안 의원이 권력 투쟁하면서 야당 지도부가 흔들리고 무너진 것도 입법 비상사태의 원인”이라고 안 의원을 국회 파행 배경으로 꼽았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연탄배달 봉사를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
또 “안 의원이 여야 정부 막론하고 맹비난하고 있는데 당 대표까지 역임한 분이 도대체 무슨 일을 했느냐”며 “무책임한 비판만 쏟아낸 게 안 의원이 한 일의 전부”라고 비난을 이어갔다. 또 “이런 안철수식 정치야말로 우리 정치에서 철수해야 할 구태정치”라고도 했다.
원 원내대표는 “총선이 120일 남았는데 언제 창당하고 언제 공약을 준비할 것이냐”며 “정책도 없이 뜬구름 공격으로 일관하는 전략에 국민은 두 번 다시 속지 않을 것”이라고 끝까지 비판을 이어갔다.
새누리당이 안 의원에게 맹공을 퍼붓는 건 우선 안 의원의 발언 때문이다. 안 의원은 지난 16일 박 대통령을 향해 “국정에 대한 무한책임이 있는 대통령이 국정의 무능을 걸핏하면 국회로 돌리고 있다”며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에게 무례한 압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이 문제 삼은 것도 이 발언이다. 오히려 국회 파행 배경으로 안 의원 탈당을 꼽으며 역공했다.
기저에는 안철수 효과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 창당도 공약도 난망하다는 공격도 이 같은 맥락이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안 의원이 중도층을 파고들면 새누리당 일부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새누리당이 뼈를 깎는 개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권 분열이 새누리당에는 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야권이 총선 막바지 단일화 과정 등을 거치면 오히려 여당이 불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동안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새누리당이 안 의원 공세로 전환한 건 이 같은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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