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표는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에 앞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먼저 고개부터 숙였다. “박정권과 맞서 싸워야할 엄중한 상황에서 할일을 다 못하고 오히려 분열된 모습을 보였다”며 “제1야당 대표로서 부끄럽고 송구스럽다, 머리숙여 사과 말씀 드린다”고 했다.
문 대표는 강도 높은 단어를 쓰며 현정부를 비판했다. “박정권을 신독재로 규정한다”며 “그냥 보수정권이 아니라 수구극우정권으로 규정한다”고 했다. 또 “경제 실패로 민생이 무너지고 있으며 남북관계도 앞이 보이지 않는다”며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조차 방해한다”고 했다. “비정규직 양산하는 반 민생 노동 악법 밀어붙이고 있다, 야당을 외면하며 여당 대표와 의장을 부하처럼 다루면서 국회를 능멸하고 있다”며 “모두가 의회민주주의 위협하는 신독재 징후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표는 “야당 무너지면 대한민국은 신 독재 정권 장기 집권 시대가 될 것”이라며 “이런 정권 연장시키는 것은 역사의 죄 짓는 것, 박근혜 정부에 맞서 정권 교체 열망 반드시 이뤄내야한다”고 말했다.
당쇄신과 관련해선 “비례대표를 비롯해 모든 공천에서 아래로부터 상향식 공천 이루겠다”며 “당을 빠른 시일내에 일사분란한 총선 체제로 전환시키겠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더이상 흔들리지 않겠다, 우리당은 박정권에 맞서서 강한 야당의 길을 가겠다”며 “내가 책임지고 승리하겠다, 사즉생 각오로 이 난국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문 대표의 입장은 안철수 의원의 탈당에 맞서 제 1야당으로서의 선명성을 강조하고, 당내 비주류 세력에게 강한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표는 “당내 투쟁 야기하면서 혁신을 무력화하고 당을 흔들면서 정권교체를 방해하는 세력에게 책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안철수 의원은 전날 부산지역 기자단과의 만남에서 합리적 개혁적 보수를 포함하는 인물 영입 원칙을 밝혀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뜻을 내보였다. 안의원은 “부패, 막말, 갑질에 대해서 단호할 것” “이분법적 사고를 가지지 않을 것”“수구보수가 아닐 것” 등을 인물 영입의 3가지 원칙으로 제시했다. 안 의원은 “내가 낡은 진보 청산에 대해 말했지만,순혈주의, 폐쇄주의, 온정주의에 따른 이중잣대 이런 사고를 가지지 않은 사람이 필요하다”며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가 아니라 수구적인 보수편에 선 사람도 곤란하다”고 밝혔다. 이는 새정치민주연합내 친노 강경파와 386운동권 출신 인사 등과 선을 긋고, 수구 보수 세력과도 같이 할 수 없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이른바 ‘합리적 보수’를 포괄하는 중도 노선의 입장을 다시 한번 표방한 것으로 해석된다. 즉 문재인 대표가 현정부에 대한 강경 비판 및 대응 기조를 다시 한번 강조함으로써 정통 야당으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번 강조한 데 반해,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정치적 노선을 낡은 진보와 결별하고 합리적 보수를 포함하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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