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지난달 쿠데타로 정부를 전복한 예멘 시아파 후티 반군이 반대 세력 중심지 아덴에 근접한 군기지를 점령했다.

지난달 6일 쿠데타를 감행한 후티 반군이 25일 아덴에서 북쪽으로 60㎞ 떨어진 알아나드 공군기지를 점령했다고 주요 외신과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직후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은 아덴의 대통령궁을 비우고 피신했다고 관리들이 전했다. 그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AFP 통신은 하디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외교관들과 함께 국외로 탈출했다고 전했다.

알아나드 공군기지는 예멘 남부에서 활동하는 알카에다 등 테러조직에 대비하기 위해 미군 특수부대가 주둔했던 곳이다. 이 특수부대는 예멘의 상황이 악화되자 20일 이 기지를 떠났다.

이번 주 들어 타이즈, 알모카, 알달리 등 아덴 주변의 주요 거점을 점령한 후티는 아덴과 고속도로로 직접 통하는 알아나드 기지마저 장악하면서 하디 대통령에 대한 포위망을 좁혔다.

알아나드 기지 점령 소식에 아덴의 공무원에 대해 귀가 조처가 내려졌고 일부 주민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자체 무장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후티는 아덴을 공격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테러 조직 확산을 막으려고 남부 주요도시에 군대를 보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후티의 남하가 급속히 진행되자 하디 대통령은 2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긴급서한을 보내 군사 개입을 요청했다.

하디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수도 사나에서 아덴으로 피신한 뒤 옛 남예멘 지역을 근거로 반(反)후티 세력을 모으는 데 주력했다. 남부지역 민병대 민중저항위원회(PRC)와 일부 정부군이 그의 편에 섰으나 후티의 진격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예멘의 상황이 급격한 소용돌이 속에 빠지면서 하디 대통령을 합법 정권으로 인정하는 이웃 걸프 국가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사우드 알파이잘 사우디 외무장관은 23일 “예멘 사태가 평화롭게 해결되길 바라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걸프지역 국가들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며 무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우디는 후티의 배후에 시아파 종주국 이란이 있다고 보고 후티를 테러조직으로 규정, 이들의 세력 확산을 경계하는 상황이다.

사우디가 24일 중화기를 예멘 방향 국경지대로 이동시키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도 나왔다.

사우디는 2011년 이웃국가 바레인에서 수니파 왕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자 자국 군대를 파견, 유혈 진압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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