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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시로 끊기고 패인 자전거도로, 정비 제대로 될까?
행자부 “전체 자전거도로 78% ‘보행자겸용도로’ 연말까지 정비 계획”

“인도에 대충 페인트칠한 수준”…파손부위 정비ㆍ안전시설 확충 나서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직장인 윤명환(46ㆍ서울 동작구) 씨는 지난해 9월부터 건강을 위해 주 2~3회 자전거를 타고 서대문구 회사로 출퇴근하고 있다. 

하지만 윤씨는 자전거 출근 때마다 ‘거대한 벽’에 맞닥뜨리고 있다. 바로 자전거도로다. 수시로 움푹 패여 있어 넘어질 뻔 하거나, 인도와 함께 위치해 있어 걷는 행인과 부딪힐 뻔한 적이 벌써 여러 차례였다. 

막상 회사에 도착하니 샤워할 때도 마땅치 않았다. 윤씨는 “땀이 많이 나는 여름이 되면 다시 버스나 지하철로 출퇴근할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사진설명>인도와 자전거도로 간 구분이 없다. 사실상 인도에다 선만 그어 놓은 모습이어서, 내려서 걷거나 이리저리 파하며 자전거를 몰아야 한다. 일산신도시(경기 고양)의 한 자전거도로 모습이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이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고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행정자치부가 올해 말까지 자전거와 보행자가 함께 사용하는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에 대한 일대 정비에 나선다고 24일 밝혔다. 전국 자전거도로의 78%(지난해 기준)가 겸용도로다.

대부분 자전거 전문가가 안전을 위해 겸용도로가 아닌 자전거전용도로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지만, 도로를 마련하기 힘든 도심지 상황을 감안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잘 닦여 있다고 평가받는 경기 분당, 일산 같은 신도시의 겸용도로도 지하철 환풍구, 노점상, 가로수 등에 수시로 막혀 있는 것이 현실이어서 겸용도로 정비 작업이 효과를 볼 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겸용도로는 자전거와 보행자가 함께 통행할 수 있도록 분리대 등 시설물을 활용해 차도와 보도를 구분해 설치한 도로로, 전국 자전거도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폭이 좁은 데다 이용이 불편해 일상생활에서 활용도가 떨어지고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실제로 겸용도로는 처참한 수준이다. 고양시자전거연합회 관계자는 “자전거도로라 해도 인도에 대충 페인트칠을 한 수준이며, 길도 구불구불하고 인근 상점 물건도 놓여 있어 위험하다”며 “공원의 자전거도로도 보행자와 자전거가 도로를 같이 쓰도록 돼 있는 곳이 많아 안전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관련 인프라도 부족하다. 실제로 자전거 출퇴근자를 위한 사내 샤워실을 갖춘 곳은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1만7991㎞, 교통수산 분담률은 2.1%에 불과하다. 이는 선진국(네덜란드 27%, 덴마크 20%, 일본 15% 등)에 크게 뒤지는 수치다.

이에 따라 행자부는 특히 도로 폭 3m 이상으로 보행자와 자전거가 함께 이용하는 비분리형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를 대상으로 ▷전봇대 등 통행 방해 시설물 이설 ▷파손 도로 포장 ▷보행자-자전거 간 분리대 설치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중교통 환승 편의를 위해 전철역, 버스 승강장 주변에 자전거 주차장 등 관련 편의시설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또 이달 24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인천, 대구, 광주, 대전 등 권역별로 시도, 시군구 담당 공무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지방자치단체의 우수 사례를 발굴ㆍ확산할 계획이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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