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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센 메르켈 후폭풍, 독일ㆍ일본은 다르다?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일본 방문으로 갖가지 말이 쏟아지고 있다.

독일의 뒤를 이어 일본도 과거사를 진심으로 반성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일본 내부에선 독일과 동일시하지 말라는 반발도 나온다. 메르켈 총리발(發) 과거사 의 후폭풍이다.

10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을 방문 중인 메르켈 총리는 이날 오카다 가쓰야 민주당 대표와 만나 “일본과 한국은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어 화해가 중요하다”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항상 과거와 마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자신의 문제로서 과거와 마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군 위안부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게 좋다”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사를 제대로 직시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메르켈 총리는 2013년 독일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나치 수용소였던 다하우 추모관을 방문하는 등 아베 총리와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독일은 1970년 빌리 브란트 당시 총리가 유대인희생자 위령탑을 찾아 직접 무릎 꿇고 사죄했고, 2009년엔 메르켈 총리 역시 독일 정상으론 두 번째로 무릎을 꿇었다. “나치의 만행을 기억하는 건 독일의 영원한 책임”이라며 수시로 과거사를 사죄했다.

아베 총리의 행보는 사뭇 다르다. 우경화 발언을 이어간 데 이어 최근에는 자민당 창당 60주년 전당대회를 통해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2013년 아베 총리의 신사참배로 동북아의 거센 반발이 일어난 이후 공식적으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계승하겠다고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내부에선 반발도 나온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이날 메르켈 총리가 일본과 주변국의 화해를 언급한 것과 관련, “일본과 독일을 단순비교하는 건 부적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과 독일은 2차대전 중 무엇이 일어났는지, 어떤 상황 아래에 전후처리에 임했는지, 어느 국가가 주변국인지 등의 경위가 달라 양국을 단순 비교하는 건 적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일본에 독일의 전철을 똑같이 요구해선 안 된다는 의미이다. 독일과 같은 과거사 사죄가 필요하다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반발하는 셈이다.

일본의 과거사 논란은 가시밭길 일정을 앞두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르면 4월 말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방미 중 미 상ㆍ하원 의회 합동 연설을 준비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과거사와 관련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의지를 철회하지 않는 한 의회 연설을 허락해선 안 된다는 반발부터, 만약 연설이 이뤄지면 사죄 수위가 어떻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8월에는 종전 70주년을 맞아 아베 담화를 발표하게 된다. 일정마다 과거사가 얽혀 있어 아베 총리의 입장이 급선회하지 않는 한 과거사를 둘러싼 동북아의 긴장감은 점차 고조될 전망이다 .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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