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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용병회사에서 무기상까지…테러 그늘속의 슈퍼리치들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홍승완 기자] 테러리즘은 지난 10년 새 수백억 달러 규모의 거대 산업으로 성장했다. 테러단체들은 원유 약탈, 마약 밀매, 납치 등을 통해 자생적으로 자금을 조성하고 첨단의 무기로 무장하는 추세다. 그렇다보니 막고자하는 쪽에서도 더 많은 돈을 테러 방지에 투입한다. 당연히 그 사이에서 큰 돈을 버는 기업과 인물들이 등장하게 마련이다. 

(출처:버뉴스)

대표적인 경우가 속칭 PMF로 불리는 사설무장경비기업(Private Military Firm)이다. 대부분 미국기업인 이들은 중동지역에서 빠르게 영역을 넓히면서 큰 돈을 벌었다. ‘전쟁 민영화’에 대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한창때는 12만명이 넘는 ‘직원’들이 활동할 정도로 PMF의 사업 활동은 커진 상황이다. 현재 아카데미(Academiㆍ구 블랙워터), 케이비알(KBR), 트라이덴트(Trident) 등 현재 미국에 기반을 둔 굵직한 PMF만 35개 이상으로 파악된다.

이들이 벌어들이는 돈의 규모 역시 만만치 않다.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비넬(Vinnell) 사의 경우 30여년 동안 ‘사우디 국민군’의 훈련 및 무장을 맡아왔다. 사우디 왕가가 상비군의 잠재적인 쿠데타 가능성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유지하는 군대다. 중동지역 전문가들은 매년 수천만달러의 자금이 비넬사에 지원될 것으로 본다.

에릭 프린스 블랙워터 창립자.

PMF의 주인들 가운데 큰 부를 손에 쥔 인물도 많다. ‘빅3’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블랙워터(현 아카데미)의 창립자 에릭 프린스(Erik Prince)가 대표적이다. 극우 성향의 인물인 그는 부친으로부터 상속받은 자동차 부품업체를 발판삼아 블랙워터를 창업해 불과 십수년만에 큰 부를 손에 쥐었다. 한때 그의 자산 규모가 24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되기도 했다.

자산 10억 달러의 금융투자가로 유명한 스티브 파인버그(Steve Feinberg) 세르베루스 캐피탈 매니지먼트(Cerberus Capital Management) 회장도 PMF를 통해 간접적으로 수익을 얻는 슈퍼리치다. 200억 달러 규모의 사모펀드인 세르베루스가 대형 PMF인 다인코프(DynCorp)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인코프사는 과거 아프카니스탄에서의 치안유지 활동과 하미드 카르자이 임시 대통령의 경호를 주도했던 회사다. 2010년의 경우 3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거뒀다. 이익의 상당부분은 세르베루스를 통해 파이버그에게 흘러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스티브 파인버그, 세르베루스 캐피탈 매니지먼트 회장
전문가들은 파이버그 외에도 많은 슈퍼리치들이 테러산업에 ‘간접 투자’할 것으로 본다. 대다수의 PMF들이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회사 경영진 뒤에 숨어있는 ‘진짜 주인’들을 알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큰 돈이 들어가고 미국 정부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영향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하는 사업의 특성상 유태인 부호들이나 거대 자본가, 정부 고위 관료 출신들이 PMF산업에 관련돼 있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군수기업들 역시 ‘테러산업’의 그늘에서 돈을 번다. 냉전시대와 같은 군비 경쟁이 사라진 시점에서 테러가 유일하게 제품 판매를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군수기업의 경영자들은 상당한 보수를 받는다. F-35 전투기로 유명한 록히드마틴사의 CEO인 마릴린 휴슨(Marillyn A. Hewson)은 지난해 1600만 달러에 달하는 연봉을 받았고, M1 에이브람스 전차를 생산하는 제네럴 다이나믹스사의 CEO 피비 노바코비치(Phebe N. Novakovic)는 1900만 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마릴린 휴슨(왼쪽), 피비 노바코비치

군수기업들의 활황은 일부 금융권의 슈퍼리치들에게도 혜택으로 돌아간다. 예컨대 블랙호크 헬기로 유명한 미국의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사(UTC)의 경우 지난해 11월 99.15달러이던 주가가 지난주 120달러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말부터 세계적으로 이어진 테러의 영향이다. 테러 진압 부대가 가장 많이 애용하는 것이 블랙호크이기 때문이다. 주가가 오르면 이들 군수회사의 지배 주주인 대형 펀드와 그 주인들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미국 25대 군수기업들의 지배주주들을 살펴보면 예외없이 블랙록, 뱅가드, 캐피탈리서치&매니지먼트, 피델리티, JP모건,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SSgA) 같은 글로벌 펀드사들의 이름이 등장한다.

음지에서 활동하는 ‘무기상(Arm Dealer)’들 역시 테러로 부를 축적하는 ‘수혜자’다. 특히 최근에는 시리아, 이라크, 팔레스타인 등 중동지역은 물론 우크라이나,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내전 지역이 늘어나면서 글로벌 무기가격이 급등한 상황이다.
지난해 타임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한정에 75~150달러 내외에 거래되던 구 소련제 AK-47 카라슈니코프 소총의 가격이 최근 2000달러를 넘어섰다. 당연히 무기상들에게 돌아가는 돈도 크게 늘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빅토르 바우트(왼쪽), 데일 스토펠

무기상들이 벌어들이는 돈도 어마어마하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러시아를 거점으로 활동했던 빅토르 바우트(Viktor Bout)나 1990년대 명성을 떨쳤던 프랑스 출신의 장 베르나르 라스노(Jean-Bernard Lasnaud), 2004년 이라크에서 살해당한 데일 스토펠(Dale Stoffel), 알카에다의 최대 무기 공급자였던 파레스 마나(Fares Mana’a) 등의 전설적인 무기 공급상들의 경우 수천만에서 수억달러의 개인 재산을 축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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