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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신년회견 이후…野 정국 모멘텀 찾기 비상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야당 지도부가 요구해온 대부분의 사항을 비켜가면서 야당이 정국운영의 동력으로 삼았던 압박카드가 상당 부분 위력을 잃게 됐다.

12일 박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이후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답답하고 숨 막히는 기자회견”이라고 혹평한 뒤 “희망의 메시지도 없고, 반성도 없고, 국민도 안중에 없고, 곧이곧대로 나는 내 갈 길을 간다고 귀를 막고 마이웨이하는 대통령의 불통을 신년벽두부터 봤다”고 비판했다. 이어 “앞으로 남은 3년을 어떻게 견뎌내야 할 것인가 하는 답답한 심정으로 TV 생중계를 통해 봤을 것”이라며 심경을 내비쳤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길동 기자/gdlee@heraldcorp.com]

박 대통령은 ▷청와대 문건유출 공식사과 ▷인적쇄신 언급 ▷특검 및 개헌특위 도입 등 새정치민주연합이 강조해온 사항에 대해 일관되게 부정적 입장을 표출했다. 이는 신년기자회견 직전까지 당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청와대에 촉구한 것이었다.

박 대통령은 문건유출과 관련해 “이번 문건 파동으로 국민 여러분께 허탈함을 드린데 대해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고 짧게 언급했을뿐 그 이상의 사과를 하지는 않았다.

특히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 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 비서관 등 비서진 교체 요구에 대해서는 야당을 향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시민들 무관심-12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역에서 박근혜 대통령 집권 3년차 국정운영 구상을 담은 내외신 신년 기자회견 모습을 보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

박 대통령은 “세 비서관은 교체할 이유가 없다. 검찰은 물론 언론과 야당에서 비리가 있나 샅샅이 오랜 기간 찾았지만 하나도 없었다”며 “의혹을 받았던 이유로 내치거나 그만두게 하면 누가 내 옆에서 일할 수 있겠나”며 깊은 신뢰를 재확인했다.

특검과 개헌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박 대통령은 “문건도 완전 조작으로 밝혀졌고 돈을 주고받았거나 그런 것도 전혀 없는데 의혹만으로 특검을 하면 선례를 남겨 사회 혼란과 낭비가 심하다”고 밝혔다.

개헌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개헌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국민이 불편한 건 아니다. 지금 개헌으로 모든 날을 지새우며 경제를 살리지 못하면 그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야당이 추진하려는 개헌특위 구성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이처럼 박 대통령이 야당을 향해 강경한 자세로 임하면서 새정치연합은 향후 정국에 대응하기 위한 묘수 찾기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 회견 직후 대변인 논평을 통해 변함없이 인적쇄신, 특검, 개헌 등을 요구했지만 박 대통령이 상황을 정리한 마당에 이전과 달리 메시지의 파괴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당장 13일 있을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의 신년기자회견과 15일 2+2(양당 당대표, 원내대표) 회동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킬 카드를 찾는 데 당 지도부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새정치연합은 여야 회동에서 개헌특위를 강하게 밀어부칠 계획이었지만, 이날 기자회견 분위기대로라면 거부될 가능성이 크다.

되레 정부ㆍ여당의 협공에 역공을 당할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은 공무원연금개혁을 4월까지 끝내야 한다고 시한을 강조하며 야당을 압박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박 대통령이 신년 회견에서 말했듯 경제상황이 녹록치 않아 올해가 마지막 골든타임이란 각오로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며 경제활성화에 방점을 찍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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