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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리카 현대문학계의 아이콘, 벤 오크리 ‘굶주린 길’ 출간
굶주린 길/벤 오크리 지음, 장재영 옮김/문학과지성사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아프리카 현대문학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벤 오크리의 ‘굶주린 길’이 문학과지성사 대산세계문학총서 126번째권으로 최근 출간됐다.

벤 오크리는 독립을 전후로 한 격동기의 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나 아프리카의 어두운 현실과 역사를 투영한 작품을 써왔다. 그는 특히 이 작품에서 리얼리즘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아프리카와 나이지리아의 현실에 강건하게 발을 딛으면서도 환상과 민담의 세계를 오가며 보통사람들의 삶을 표현한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 아자로는 혼령 아이인 ‘아비쿠’다. 아비쿠는 이 세상과 혼령 세계를 오가는 존재로 삶과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 인간세계에서 살다가도 혼령 세계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아자로는 아비쿠들의 협정을 위반하고 이 세계에 머물기로 한다. 이 세계에서 그의 어머니가 된 여인의 상처 난 얼굴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아자로의 시각으로 두 세계가 그려진다. 폭력과 가난 속에서 신산한 삶을 살면서도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견디는 어머니의 세계다. 또 하나는 노동자인 아빠의 세계다. 아자로의 아빠는 부패하고 폭압적인 정치인과 맞선다. ‘책략이 난무하는 세상, 흑인들이 고통받는 세상, 가난과, 굶주림과, 가뭄과, 피비린내 나는 전쟁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세상, 우리 국민이 강대국에 의해 침탈당하고, 서구 세계에 의해 조종당하고, 우리 역사의 업적들이 왜곡되는 세상, 부자들과 정치인들이 국가의 미래에 눈감고 부패한 세상’에 항거한다.

벤 오크리는 1959년 나이지리아 민나에서 태어나 성장기에 잔혹한 내전을 목격했다. 20세 때인 1991년 이 작품 ‘굶주린 길’로 영국 최고 권위인 부커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작가로 떠올랐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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