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전통과 현대의 한 가운데서 ‘사군자’를 다시 만나다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고결함, 지조, 절개…. 사군자가 지닌 전통적인 의미다.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이전과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그 의미를 재해석한 사군자 전시가 열렸다. 경기도 이천에 소재한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이 사군자를 소재로 한 회화, 설치작품 30여점을 선보이는 전시 ‘음풍농월: 사군자, 풍류에 물들다’를 2015년 1월 25일까지 진행한다. 전통과 현대라는 접점에서 사군자의 의미와 풍류를 되짚고자 기획된 전시다.

김현경, 이동원, 이재삼, 유미란, 유윤빈, 윤정원, 조은령, 조종성, 조환, 최현주 총 10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김현경 작가는 사군자의 화목 중에서 대나무를 선택해 현대적인 조형성으로 재해석했다. 작가는 종이, 먹 등의 전통 재료만을 사용하여 대나무를 직선으로 해석해 화면을 구성한다. 작가의 작업은 전통의 정신을 간직한 채 동시에 그것의 굴레를 뛰어넘어 새로운 형식을 선보이고 있다. 평온한 대나무 숲의 풍경은 한 화폭에서 달, 나비와 함께 어우러져 있다.

이동원 작가는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매화를 연구해 온 작가로 알려져 있다. ‘홍청매’처럼 전통 문인화를 계승함 물론, ‘청매’와 같은 실험적인 작품으로 매화의 현대적 모색을 꾀했다. 탄탄한 묘사와 함께 강하면서도 우미한 화풍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매료시킨다.

이재삼 작가는 화면 가득 대나무를 그려 놓았다. 작가는 한국인의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소재가 달빛이라고 생각했고, 달빛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소재는 나무를 태워 만든 목탄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또 직접적으로 달을 그리는 것보다 달빛을 받은 대상을 그리는 것이 달빛의 실체를 더 잘 표현할 수 있다고 여겼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나무 숲을 비추고 있는 달밤의 풍경이 고아한 정취를 뽐내는 작품을 선보였다.

유미란 작가의 대나무는 군자의 절개와 기상의 상징으로 표현되는 전통적인 차원을 넘어서, 자연을 통해 인간을 바라보게 하는 힘을 가진 작품이다. 작가는 10년 이상 대나무라는 소재를 연구하면서 그 본질과 내면에 관심을 가져 왔다. 

윤정원 작가의 국화는 고전적인 국화의 이미지와는 일정한 거리를 가진다. 작가의 국화는 화면 가득 풍성하며, 꽃잎 하나하나 살아 있는 것과 같은 표정을 보여준다. 또한 단색으로 그려진 수많은 꽃잎들이 서로 생명력을 뽐내고 있다.

조종성 작가는 매화라는 소재를 사용해 동양화에서 얘기하는 여백과 비백(飛白)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는 먼저 큰 매화를 치고, 자연스럽게 형성된 비백에 산, 나무, 폭포 등 여러 가지 풍경들을 담았다. 그래서 멀리서 보면 한 폭의 매화 그림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아름다운 산수와도 같다.

조환 작가의 사군자 조형물 역시 돋보인다. 철판을 자른 뒤 자연스럽게 비와 바람, 이슬 등 자연에 방치해 두었다가 어느날 더 이상 부식되지 않게 표면을 처리한다. 투박하게 잘라낸 철판으로 탄생한 사군자의 모습은 그 표현력에 있어서 제한적이지만, 함축적인 메시지는 더욱 강열하게 전달된다.

(문의 : 031-637-0033)

amig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