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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운과 불운, 삶의 우연에 대처하는 지혜를 통계로부터 배우다
우연의 과학/다케우치 케이 지음, 서영덕ㆍ조민영 옮김/윤출판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평생 수리통계학을 연구한 일본의 노학자 다케우치 케이(81, 도쿄대 명예교수)가 확률론으로 삶의 우연을 설명하고, 이를 통해 사회와 개인이 행운과 불운에 대처하는 지혜를 이끌어냈다. 최근 국내 번역 출간된 그의 저서 ‘우연의 과학-자연과 인간 역사에서의 확률론’에서다.

저자는 “확률은 우연성의 크기를 나타낸 것”이라며 자신의 전공분야인 확률론에서 시작해 학문의 칸막이를 넘나들며 삶과 역사의 우연에 관한 논의를 펼쳐갔다. 


저자는 우연을 ‘덧셈적 우연’과 ‘곱셈적 우연’으로 구분한다. 복수의 우연이 서로 상쇄하는 형태로 작용하는 경우가 덧셈적 우연이다. 반대로 우연이 누적돼 상황이 점점 변해버리는 경우가 곱셈적 우연이다.

주사위를 던지면 숫자가 아무렇게나 나오지만 반복해서 던지면 각 숫자가 나올 확률은 1/6에 근접해간다. 사건을 반복 시행하면 수학적 확률에 근접한다는 것이 큰수의 법칙이다. 큰수의 법칙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우연은 잡음 또는 오차 같은 것이다. ‘덧셈적 우연’이다.

반면, 누적되면서 큰 변화를 일으키는 우연이 있다. 생물의 진화가 대표적이다. 돌연변이라는 우연이 자연선택이라는 체로 걸러 지면서 이것이 누적된 결과 새로운 종이 생긴다. 생물의 다양성은 우연의 필연적 결과다. 저자는 이를 ‘곱셈적 우연’이라 부른다.

저자는 앞부분에서 우연을 표현하기 위한 확률의 개념과 본질을 설명한다. 그리고 그 확률이 보험과 같이 현실사회에 적용되는 사례를 소개한다. 이어 생물 진화론과, 역사에서의 우연과 필연에 관한 논의를 전개해간다.

결론부분에선 사회적인 메시지를 이끌어낸다. 인간은 태생부터 우연의 지배를 받는다. 부모의 우연한 유전자 조합으로 태생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생에서 수많은 행운과 불운을 경험한다.

그렇다면 개인의 행운과 불운은 어쩔 수 없는 문제일까. 저자는 우연이 닥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 결과의 운과 불운은 사람들이 나눌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시장의 모든 결과를 개인에게 맡기는 자유주의 경제학에 반대한다. 사회복지를 바라보는 그의 관점은 다음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우수한 사람들’의 희생으로 ‘열등한 사람들’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우연이 가져오는 ‘운’ ‘불운’의 영향을 될 수 있는 한 작게 하는 것, 이를 위해 ‘운 좋은 ’ 사람들이 그 행운의 일부를 ‘불운’한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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