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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를 위한 1분’ 12월 4일 개봉…콩쿠르 참가자들 담은 다큐 영화
지난 9월 25일 미국 뉴욕 메트오페라 2014-2015 개막작인 ‘피가로의 결혼’에서 가장 많은 박수와 환호를 받은 것은 성악가가 아니라 지휘자인 제임스 레바인이었다.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공연은 일찌감치 매진을 기록해 예매를 서둘러야 한다.

오케스트라의 연주에서 지휘자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하지만 지휘자가 뭘 하는지 의아해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지휘자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줄 영화 ‘지휘자를 위한 1분’이 오는 12월 4일 개봉한다.

‘지휘자를 위한 1분’은 세계 3대 국제 지휘 콩쿠르 중 하나인 안토니오 페드로티 콩쿠르 참가자들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순서 전후 짧은 인터뷰를 통해 지휘자에 대한 소신을 밝힌다.

[사진제공=영화사진진]

한 참가자는 “많은 이들이 ‘지휘자가 뭘 하느냐’고 묻는데 연주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지휘자에게 달려있다”고 단언한다.

하지만 오랜 경력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조율해 나가야 하는 젊은 지휘자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역력하다. 콩쿠르의 심사위원장인 구스타프 쿤은 “프로 단원들은 지휘자가 무대에 오르는 순간 지휘자의 성격을 파악한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다른 심사위원은 “지휘자가 오케스트라를 끌고나가는 것은 테크닉에 달려있을 수도, 인성에 달려있을 수도 있다”면서도 “어떤 때는 지휘자의 인성이 테크닉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화는 같은 곡을 지휘하는 두명의 참가자를 한 화면에 보여주며 비교한다. 공연장 객석에서는 지휘자의 뒷모습 밖에 볼 수 없지만 영화는 지휘자의 변화무쌍한 표정과 이마에 가득 맺힌 땀방울을 클로즈업한다. 때로는 오케스트라의 음악 소리를 없애고 오로지 지휘자의 동작만 보여주기도 한다.

준결승, 결승 등이 차례로 진행되면서 우승 후보가 좁혀질 때마다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만큼 몰입하게 된다. 결승에 진출한 여성 참가자 아눈치아타는 “나는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브람스나 베토벤은 아닐테니까 무대에서는 내 자신이 아니라 음악이 돼야한다”는 각오로 무대에 오른다.

심사위원들은 열띤 토론을 벌였지만 아쉽게도 이 콩쿠르의 우승자는 가리지 못했다. 하지만 준우승을 차지한 피테르가 결승에서 오디션곡 연주를 끝낸 직후 행복하게 미소짓는 모습을 담은 마지막 장면이 깊은 감동과 여운을 안겨준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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