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KB금융 이사회가 LIG손보 인수를 두고 금융당국과 갈등을 빚는 가운데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주목된다. 금융당국이 KB금융 이사회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사외이사들의 거취 표명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오는 12일 서울 명동 국민은행 본점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윤종규 차기 회장 내정자의 보수 책정과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 승인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사회는 윤 내정자가 KB금융 회장과 국민은행장을 겸임키로 함에 따라 윤 내정자에게 어느 수준의 보수를 책정할 것인가를 논의할 계획이다. 윤 내정자가 회장과 행장을 겸임하더라도 보수는 회장 보수만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 임영록 전 회장은 올해 상반기 5억9000만원의 보수를 받았으며, 윤 내정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는 또 금융당국이 KB금융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라고 요구하면서 지배구조 개선 TF를 구성, 운영하는 문제도 논의한다. KB금융은 이사회 직속으로 지배구조 개선 TF를 만들고 외부 컨설팅 회사에 관련 용역을 맡겨 늦어도 내년 3월 말까지는 컨설팅 결과를 보고받을 방침이다.

이와 함께 KB금융 사외이사들의 거취 표명 여부도 주목된다. 금융당국이 KB금융의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사외이사들의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현재와 같은 KB의 지배구조나 경영능력으로 LIG손보를 인수할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 6일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도 한 세미나에서 사외이사 책임론을 거론한 바있다.

만약 이날 이사회에서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일부 사외이사들이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히면 금융당국으로서도 한발 물러설 수 있는 명분을 얻게 된다. 그렇다면 오는 26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LIG손보 인수가 승인될 가능성이 있다.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KB금융 사외이사는 이경재, 김영진, 황건호, 이종천, 고승의, 김영과 이사 등 6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의 상황은 금융당국과 사외이사들의 ‘자존심 싸움’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양측 모두 진정 KB금융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한발씩 물러나 타협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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