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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케네스 배 736일 최장
北, 대미 인질외교 기록들
시초는 1994년 보비 홀 준위
美 관심끌기 수단으로 활용
장기적으론 부메랑 가능성 커



북한이 케네스 배와 매튜 토드 밀러를 석방하는 과정에서 대미 인질외교 역사에서 새로운 기록을 다수 남겼다.

우선 지난 2012년 11월3일 북한에 들어갔다가 8일 풀려난 케네스 배는 736일이나 억류되면서 최장기간을 기록했다. 북한은 지난달 21일 또 다른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을 석방하기 전까지 미국인 3명을 동시에 억류하고 있었는데 이 역시 처음있는 일이었다.

북한의 미국인 억류는 알려진 것만 10여건이 넘는다. 1968년 미 정보수집함이 북한 해군초계정에 의해 나포됐던 푸에블로호 사건을 제외한다면 북한의 대미 인질외교의 시초는 1994년 12월 주한미군 소속의 보비 홀 준위가 헬기 비행중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들어간 것이 처음이라 할 수 있다.

보비 홀 준위는 빌 리처드슨 하원 의원과 토머스 허바드 국무부 부차관보의 방북을 계기로 13일만에 귀환할 수 있었는데, 북한의 미국인 억류와 미국의 고위급인사 방북, 석방으로 이어지는 북한의 대미 인질외교 양상의 시원이 됐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2009년 8월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을 가진 뒤 로라 링과 유나 리 등 미국인 여기자 2명의 석방을 끌어낸 것이 대표적인 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2010년 8월 김 국방위원장을 만나지는 않았지만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고위급인사를 만난 뒤 아이잘론 말리 곰즈를 데리고 나왔다.

북한은 이밖에 1990년대 후반 한국계 미국인 제임스 김과 카렌 한을 억류했다가 벌금을 받고 풀어지기도 했다. 케네스 배와 매튜 토드 밀러가 석방되는 과정에서는 미 정보기관의 사령탑인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방북이 있었다. 클래퍼 국장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보내는 친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미 정부 고위당국자는 9일(현지시간) 클래퍼 국장이 오바마 대통령의 ‘짧고 명료한’ 내용의 서한을 가져갔다며 클래퍼 국장이 억류 미국인들의 귀환을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개인 특사’라는 점이 명시됐다고 전했다.

한 대북전문가는 “북한과 미국이 힘의 차이가 현격한 상황에서 북한은 미국의 관심끌기 차원에서 억류 미국인을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인질외교가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볼 수도 있지만 인질, 억류라는 부정적 뉘앙스가 보여주듯이 장기적으로는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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