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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격한 시험장…북한 학생들의 ‘컨닝의 정석’은?
[헤럴드경제] 북한에도 남한 처럼 수능과 비슷한 대학예비시험이라는 제도가 있다. 또 중간·기말고사와 비슷한 학년말, 학기말 시험이 있다.

남한은 수능을 전국에서 동시에 진행하지만 북한은 지방마다 시험 날짜가 다르다. 중요한 것은 시험 방식이 필답(글로 적어 내는)이라는 것. 또 매우 엄격한 규율이 적용되고 있다.

7일 북한소식 전문매체 뉴포커스(www.newfocus.co.kr)는 수능이 다가오면서 북한의 시험과 관련한 소식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매체에 따르면, 일단 시험이 시작하면 뒤에 앉은 사람과 말해도 안 되고 옆 사람의 시험지를 곁눈질해도 안 된다. 이런 행위가 적발되는 경우 중간 퇴장을 당할 수 있으며 다음 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박탈한다.

시험의 대부분이 필답으로 진행되다보니 컨닝(cheating)을 할 수 있는 조건이 주어진다고 한다. 시험장에 들어오는 교사는 컨닝을 감시하는 단속원이나 다름없다. 북한에서 시험 규율을 강하게 세우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사진=뉴포커스


2013년 7월 남한에 정착한 혜산 출신 박경옥 씨는 “북한에서 컨닝은 오래전부터 존재해왔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김씨 일가의 혁명역사는 김일성이 진행한 전투와 김정일의 현지지도 날짜가 많다보니 암기해도 헷갈리기 쉽다. 때문에 북한시험에서 컨닝이 제일 많은 과목이 혁명역사시험이다”고 말했다.

박 씨는 “컨닝을 하려면 지도교사의 눈을 속여야 한다. 그러자면 종이나 책에 메모해서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학생들은 혁명역사 연도, 날짜 전투 이름을 본인만 알 수 있게 줄여서 손바닥에 깨알같이 적는다. 손을 쳐들지만 않으면 들킬 우려는 없다”고 장담했다.

이어 “또 다른 컨닝 방법은 책상 위에 펜으로 적어 놓는다. 북한의 책상은 대부분 진한 풀색이다. 여기에 보라색 만년필로 글 쓴 흔적은 얼핏 보면 모른다. 이렇게 만반의 준비를 해놓고 시험지를 그 위에 올려놓는다. 시험이 시작되면 지도교사가 다른 쪽에 있는 틈을 타 시험지를 들고 책상에 입김을 분다. 그렇게 되면 보라색잉크로 쓴 글자가 더 또렷이 드러난다”고 전했다.

또 다른 탈북자 경성출신 박준희씨는 “13년간 군복무를 마치고 대학추천을 받은 제대군인들과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들이 한 자리에서 시험을 치게 되었다. 당시 나는 경성의대 예비시험을 치게 되었다. 첫 시험이 혁명역사 시험인데 공교롭게도 중간퇴장 당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과목은 혁명역사과목이다. 수학이나 외국어, 화학시험에 높은 점수를 받아도 혁명역사시험에 낮은 점수를 받으면 충실성 부족이라는 정치적 딱지가 붙는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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