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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콘정치> 국정감사ㆍ대정부질문… ‘연례행사’된 무용론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국회 대정부질문 무용론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앵무새처럼 반복되는 질문과 답변, 정쟁으로 일관하는 대정부질문이 무슨 소용이 있냐는 것이다. 더욱이 답변 준비를 위해 해당 부처 장관들이 대거 국회에서 대기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인력 낭비의 대표 사례다” (2013년 9월 11일 헤럴드경제 사설 중)

올 국회 국정감사와 대정부질문은 지난해 이맘때 기사를 그대로 가져다써도 무방할 만큼 한결같은 모습이었다. 상대비방, 틀에 박힌 질의, 야당의 발목잡기, 의원들의 형식적 참여...

국무위원들을 불러 세워 국정현안을 짚어보고 이를 견제하는 국회의 제 기능이 올해도 마비됐다. 나흘간의 대정부질문은 비슷한 질문에 비슷한 답변, 호통으로 막을 내렸다.


현안 위주 질의가 이뤄질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질의 내용의 중첩을 양해한다 치더라도 의원들의 자세는 눈총을 받을만했다.

지난 달 31일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은 281명의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입장한 상태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시작 뿐이었다. 오전 질의가 끝나고 속개된 오후 질의땐 고작 97명만 남았다. 질의를 모두 마친 산회 때는 57명만이 자리를 지켰다.

갖가지 의정활동과 지역일정 등에 몸이 둘이라도 모자란 것은 알고 있지만, 텅빈 본회의장은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4일 오전 대정부질문엔 한 교섭단체 지도부가 “국회를 방문한 네덜란드 국왕 일행이 본회의를 방청할 예정이니, 속히 자리를 채워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돌리는 부끄러운 촌극을 빚기도 했다.

국정감사도 다를 바 없었다. 최근 한 여론조사기관의 설문에 따르면 국정감사의 성과를 묻는 질문에 국민 10명중 6명 꼴인 59%가 ‘전혀 혹은 별로 성과 없었다’고 냉소적인 응답을 했다. 여야 중 어느 쪽이 잘했냐는 질문에도 ‘모두 못했다’가 34%로 가장 많았다.

여야 양당은 나란히 혁신특위를 구성,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다짐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출판기념회를 없애겠다, 일하지 않으면 세비를 받지 않겠다 등 파격적인 혁신안들이 발표되고 있다.

국민들의 정치불신 해소를 위해 정치권은 한결같이 변화와 혁신을 약속한다. 하지만 변화가 없는 국회를 바라보면서 역시나 공염불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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