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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광장-김현욱> 전략적 선택 강요받는 한미동맹
지금, 한ㆍ미동맹은 어디에 서 있는가? 작게는 최근 재연기가 결정된 전시작전통제권 문제에서부터 크게는 부상하는 중국과의 관계 설정까지, 한ㆍ미동맹은 향후 한국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 한ㆍ미동맹은 지속적으로 한국의 안보와 미국의 대 아시아 봉쇄정책을 위한 중요한 도구로 자리매김해왔다. 냉전 이후에도 한ㆍ미동맹은 미국의 안보전략 변화에 따라 항상 논쟁의 소재가 돼 왔다. 1990년대초 딕 체니 미 국방장관은 한반도 문제가 여러 급변사태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이같은 인식은 1994년 평시작전통제권을 한국으로 이양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이후 한ㆍ미동맹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기간 동안 남ㆍ북관계를 더 중시하는 한국의 대북정책의 영향을 받아 약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미국 내 한 전문가는 한ㆍ미동맹에 대해 우호적 이혼(amicable divorce)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할 정도였다.

반면 이명박 정부는 포괄적 전략동맹이라는 이름으로 한ㆍ미동맹을 탈냉전 틀에 걸맞게 변환시켰다. 즉, 동맹의 범주를 한반도에서 지역, 범세계적으로 확대시킨다는 것이다. 이같은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한ㆍ미 양국은 올해 열린 외교국방장관(2+2)회의에서 북한과 지역, 글로벌 이슈에 있어 양국이 가지는 공동의 전략적 목적을 공동성명에 담았다. 다양한 이슈에서 글로벌 협력을 강조함으로써 동맹의 업그레이드를 보여준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문제에 대한 양국의 이해관계가 적절히 명시됐다는 점이다. 한ㆍ미ㆍ일 3자협력을 강조함으로써 미국은 자국의 아시아 중시 (Pivot to Asia)정책을 중요성을 부각시켰으며, 중국과의 건설적 협력을 언급하므로써 한국의 이해가 충족됐다. 미ㆍ중 간 경쟁구도 속에서 한ㆍ미동맹은 뜨거운 감자임이 분명하다. 미국은 한ㆍ미동맹을 일본과 엮어서 3자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이를 아시아 중시전략을 강화하는 데 이용하려 하고 있다. 과거 미국은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에게 이양하고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해 아시아에서 기민한 작전수행을 하길 원했다. 그러나 현재는 대중 견제를 위해 전작권 전환 재연기를 통해 한국의 적극적 지원을 받으려 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시진핑 정부 들어 자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구축하려 한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추진을 통해 미국 중심의 브레튼우즈체제에 도전하고 있다. 게다가 이 체제에 한국이 들어오길 바라고 있다.

미ㆍ중 양국의 헤게모니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지금,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매우 높아진 상황에서 우리는 적극적으로 한ㆍ미동맹을 보다 적극적이고 명확하게 운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의 전략적 이익은 점점 더 줄어들 것이다. 미ㆍ중 간 경쟁에서 한국이 양자택일을 강요받는 상황은 생각보다 빨리 도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동맹의 전략적 목적을 보다 명확히 명시해 중국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것이다. 동맹의 목표는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며, 중국과는 건설적인 협력을 추구할 것이란 메시지를 분명히 던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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