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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득불 선택이라면서도 대화장에선 입 꾹담은 북 외무상 리수용…바뀌지 않는 北?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외교 수장이 바뀌었지만 북한의 외교 행태는 바뀌지 않았다. 지난 10일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북한은 핵 개발의 책임을 한국과 미국에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이날 회의에서 리수용 외무상은 “우리가 핵억제력을 보유한 것은 미국의 끊임없는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 압력, 핵위협 공갈에 시달리다 못해 부득불 내리지 않으면 안 되는 우리의 결단이었다”고 강조했다고 최명남 북한 외무성 부국장이 전했다. 그러면서 “핵보유는 우리의 선택이 아니며 우리의 핵은 말 그대로 전쟁을 막기 위한 억제수단”이라고 선을 그었다.

북한은 우리 정부의 드레스덴 구상에 대해서도 “조선반도에서 화해, 단합, 신뢰를 구축하는데 아무 도움도 안 되고 백해무익”이라고 주장했다. 대신 연방제 통일 방안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발언은 지금까지 북한이 유엔(UN) 등 국제 무대에서 보여준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당초 이번 ARF에서 북한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각국의 관심이 쏠렸다. 최근 북한이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 선언과 납북 일본인 재조사 합의 등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에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이같은 움직임이 북핵 문제에도 이어져 보다 유연한 모습을 보일 수 있지 않겠냐는 희망섞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우리측 대표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며 국제 비확산 체제에 대한 정면 도전이므로 국제사회가 더욱 분명하고 단호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 국가 장관들은 윤 장관의 발언에 호응하며 북한이 핵개발에 더해 각종 미사일ㆍ포 사격 등 새로운 형태의 도발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강력히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최고위 당국자는 “(각국이) 핵 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대북결의 위반이라는 얘기를 많이 했고, 9ㆍ19 공동성명을 준수하라는 말도 많았다”면서 “(북한에 우호적인)아세안 국가들도 그런 말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는 의장성명에 고스란히 담겼다.

한편 환영 만찬이 시작되기 전 기념사진을 찍은 후 윤 장관이 리 외무상에게 악수를 건네며 “요즘 외국방문 등 활동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을 걸었으나 리 외무상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답을 하진 않았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윤 장관은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과 만나 북일 교섭 등으로 흐트러진 대북 공조 체제를 다시 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케리 장관은 한국과 일본이 공조를 잘해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하면서 한ㆍ일관계 개선 필요성에 대한 입장을 거듭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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