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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서방 치킨게임에 글로벌 식품 브랜드 ‘비상’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킨더 초콜릿, 다농 요구르트, 리글리 츄잉껌….

앞으로 1년간 러시아에서 이 제품들을 구경하기 힘들게 됐다. 러시아인들이 특히 사랑하는 이탈리아 초콜릿과 프랑스 요구르트, 미국 스낵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對)서방권 보복 제재로 1년간 수입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서방과 러시아간 제재 ‘치킨게임’에 러시아 진출 해외 식품 제조사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이 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7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민들이 좋아하는 톱5 식품 브랜드를 소개하면서 “이들 제품의 매출이 러시아의 서방제재로 큰 타격을 입게 됐다”고 보도했다.

▶서방권 식품 브랜드 금수=러시아 정부는 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육류, 어류, 우유와 유제품, 과일ㆍ채소류의 수입을 1년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의 서방권 강경 제재 카드에 러시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유럽과 미국 식품업체는 좌불안석이다.

소비자 시장조사기관 ‘칸타 월드패널’에 따르면, 러시아 소비자가 선호하는 해외 식품 브랜드는 ▷프랑스 유제품 다농▷미국 청량음료 펩시코 ▷미국 츄잉껌 리글리 ▷이탈리아 초콜릿 페레로 ▷미국 제과 몬델리즈이다. 몬델리즈는 오레오 쿠키로 유명한 미국 크래프트푸즈의 글로벌 스낵사업 법인명이다.

러시아 사람들은 해외 식품 중 리글리 츄잉껌 ‘오르빗’과 다농의 신맛 강한 요구르트인 ‘프로스토크바시노’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각각 8.4, 8회 구입했다. 펩시코의 감자칩 ‘레이즈’는 7.9회, 페레로의 킨더 초콜릿은 7.8회로 그 뒤를 이었다.

펩시코와 함께 매출 하락을 우려하는 코카콜라 관계자는 “러시아와 서방간 긴장 고조로 상반기 매출 하락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가장 큰 타격=러시아가 유럽산 유제품과 과일ㆍ채소, 미국의 쇠고기와 닭고기의 수입 금지를 단행하면서 가장 피해를볼 국가로는 노르웨이가 지목됐다. 노르웨이는 지난해 기준 대러 농수산물 수출액이 11억5800만달러(약 1조2000억원)로 최고를 기록했다. 이어 폴란드(11억2200만달러), 미국(8억3800만달러), 스페인ㆍ네덜란드(7억9400만달러) 순이었다.

이번 러시아의 제재 조치로 EU가 입게 될 손실은 120억유로(약 16조6000억원)으로 추산됐다. 러시아는 EU 식품 수출의 11%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육류 수출도 피해가 불가피하다. 미국의 육류ㆍ과일 러시아 수출액은 6억달러(약 6220억원)에 달한다.

제재 당사국 러시아는 올초부터 계속되는 서방권의 제재로 상반기 경제 성장이 1.0%에 그쳤다. 내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된다. 물가도 지속적으로 올라 올해 인플레이션율이 6%를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서민 생활이 더욱 힘들어 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러시아 충격을 예측하기란 시가상조라는 신중론도 나왔다. BCS파이낸셜 분석가들은 “러시아의 수입 필요성이 지난 20년간 변화했다면서 제재 파급력을 측정하기에는 여전히 이르다”고 말했다.

실제로 러시아의 수입 식품 의존도는 지난 10년간 현저히 줄어들었다. 수입품은 2000년대 초반 전체 소비의 30~40%를 차지한 반면 현재는 24~30% 수준으로 낮아졌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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