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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은 윤일병 말 없어도…산자들은 말 해야 한다
윤일병 사망 관련 5가지 쟁점

①사망원인 질식사냐 뇌진탕이냐
②軍당국 수사 축소·은폐 여부
③가해자 추가혐의 적용여부
④지휘계통에 대한 수사여부
⑤다른 군내 가혹행위 없었나?



28사단 윤 일병 집단구타 사망사건의 전모가 드러나고 있지만 여전히 적잖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윤 일병 사망사건을 처음으로 폭로한 군인권센터가 추가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면서 이 같은 의구심이 한층 더 증폭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군은 윤 일병 사망원인을 둘러싼 의혹 해명에 보다 명쾌한 답을 내놔야 하는 것은 물론 이번 사건의 은폐축소 의혹에 대해서도 시시비비를 명확히 가려야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군내 유사한 가혹행위가 있는지 여부를 철저히 가린 뒤 문제가 드러날 경우 발본색원의 각오로 재발방지를 위한 촘촘한 대책을 내놔야할 것으로 관측된다.

▶윤 일병 사망원인은 질식사? 뇌진탕?=우선 윤 일병 사망원인에 대해 군인권센터와 국방부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국방부는 당초 윤 일병 부검결과 사망원인이 ‘기도폐색성 질식사’라고 밝혔다. 냉동식품 이물질이 기도를 막아 호흡을 할 수 없게 돼 결국 저산소증을 초래했고, 심정지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다.

반면 군인권센터는 윤 일병이 이모 병장 등 가해자들로부터 수차례 머리를 가격당한 뒤 주저앉아 오줌을 싸고 의식을 잃었다는 점에서 ‘경증 외상성 뇌손상(뇌진탕)’이 먼저 오고, 이어 의식소실에 따른 기도폐쇄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의사의 소견이 더 중요하다며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기도폐색성 질식사라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기도폐쇄는 비교적 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하며 주변에 사람이 있을 경우 생존률이 95%에 이른다는 점에서 보다 분명한 해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망원인조차 해명되지 않는다면 윤 일병의 죽음은 자칫 ‘의문사’로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그라들지 않는 축소·은폐 의혹=이번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사건의 엽기성 때문인 탓도 있지만 사건 자체가 4개월여나 지나서야 알려지면서 축소·은폐하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가해자중 주범에 해당하는 이 병장과 지모 상병 등이 윤 일병을 겨냥해 “없어졌으면 좋겠다”, “그냥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등의 발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군 검찰이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로 기소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보강수사와 재판과정에서 추가로 드러나는 사실이 있으면 추가기소가 가능하다며 의도적으로 축소·은폐하려 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관진 당시 국방장관에게 보고되는 과정에서 윤 일병이 강제로 치약을 먹는가하면 수액을 맞고 가래침을 핥는 등 엽기적인 가혹행위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내용이 누락된 경위도 해명돼야할 과제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왜 이런 내용이 보고되지 않았는지, 어느 선에서 중단이 됐는지, 누락을 시켰는지에 대해 중점을 두고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밖에 가해자들이 윤 일병의 체크카드를 뺏어 사용하고 불법성매매를 한 의혹에 대한 추가수사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군내 가혹행위는 없을까=이번 사건과 별개이긴 하지만 다른 군내 가혹행위를 밝혀내는 것은 국방부의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윤 일병 사건이 세간에 알려진 이후 그동안 수면 아래서 잠자고 있던 군내 가혹행위사례가 전후방할 것 없이 우후죽순처럼 드러나고 있다.

지난 6월 포항 소재 해병대 1사단에서는 선임병이 전입 신병에게 소변기를 핥게 하는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나는가 하면, 경북 영천 제2탄약창에서는 지난 4월부터 선임병 9명이 후임병을 추행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또 일반전초(GOP)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던 22사단에서는 모 일병이 지난 3월 화장실에서 신발끈으로 목을 매 숨진 것이 뒤늦게 공개되기도 했다. 이 같은 사례들은 김 전 장관이 윤 일병 사망사건 직후 전군 부대정밀진단을 실시하라고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군내 가혹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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