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데이터랩] 유럽, 러와 무역戰 ‘부메랑’
에너지 · 車 등 산업 피해 현실화…러 의존 심한 伊 ‘렌치마법’ 불통


‘양날의 칼’ 서방의 러시아 제재로 유럽 경제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유럽과 러시아간 무역전쟁이 남유럽 채무위기 이후 회복 기미를 보였던 유럽 경제를 다시 침체의 늪으로 빠뜨리고 있다. 대러제재로 직격탄을 맞은 유럽 기업들은 속속 실적 전망을 낮추고, 러시아 부진사업 정리에 착수했다.

▶유럽기업 ‘부메랑’ 현실화=우려가 현실이 됐다. 대러시아 경제 제재 부메랑을 맞은 유럽 기업은 눈덩이 손실에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사업 정리에 나섰다.

가장 큰 타격을 본 것은 유럽 에너지 기업이다. 프랑스 석유서비스 기업 테크닙의 티에리 필랑코 최고경영자(CEO)는 “육상ㆍ해상 설비 이익률을 당초 6~7%에서 5~6%로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유전과 가스전 생산에 필수장비를 공급하는 테크닙은 이번 제재로 에너지 기술 공여가 금지되자 러시아 국내 자원 개발 길이 막혔다. 


그동안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사업을 지속하겠다던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추가제재가 경영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BP는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즈네프트 지분을 20% 보유하고 있다.

독일은 무기수출 계약을 파기시켰다. 지그마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4일 독일 군수기업 라인메탈의 러시아 군사훈련시설 수출 계획을 승인하지 않기로 했다. 러시아 추가제재안은 ‘신규’ 무기수출을 금지했지만 독일은 한발 더 나아가 이미 성사된 수출계약까지 파기시킨 것이다.

스웨덴 자동차업체 볼보는 러시아 전차(戰車)업체와 엔진 공급 협상을 재개할 방침이었으나 이번 제재로 물거품이 됐다.

스포츠 용품 세계 2위인 독일의 아디다스는 러시아 사업 부진을 이유로 올해 순익 전망치를 종전 8억3000만∼9억3000만유로에서 6억5000만유로로 크게 낮췄다. 또 신규매장 오픈을 무기한 연기하고 매출부진 매장은 폐쇄하기로 했다. 아디다스는 러시아에서 10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독일의 대표 수출산업인 기계산업 성장이 둔화하면 다른 산업의 생산활동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EU집행위원회는 러시아 제재 여파로 올해 400억유로(GDP의 0.3%), 내년 500억유로(GDP의 0.4%)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했다.

▶러 의존도 높은 伊, 렌치 마법도 불통=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경제 3위국인 이탈리아는 경기침체 회귀 우려까지 나온다. 이탈리아는 독일과 함께 대러제재의 최대 취약국으로 지목돼 왔다. 이탈리아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는 20%, 독일은 40%다.

이탈리아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0.2%를 기록해 두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탈리아 경제가 다시 침체로 돌아섰다”며 “EU와 러시아간 교착상태 우려가 유럽 경제를 강타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탈리아 블루칩 인덱스가 금융주를 중심으로 3% 하락했다”고 FT는 덧붙였다.

이탈리아 경제 침체로 돌아서면서 최연소 총리인 마테오 렌치(39)의 경제 개혁도 시험대에 올랐다. FT는 “렌치의 허니문이 끝났다”며 “렌치 총리와 그의 자문팀의 경제전략에 대해 회의론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